“식물도 자신 해치려는 사람 안다”..인류를 충격에 빠뜨린 백스터 실험

By 이 충민

1966년 미국의 연방 수사관학교 교수인 클레브 백스터 박사가 “식물도 생각한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연방수사국에서 수사관들에게 거짓말탐지기 사용법을 강의하던 백스터 박사는 어느 날 무심결에 책상 위에 있던 화초에 거짓말탐지기를 연결해 보았다.

여느 때처럼 화분에 물을 주고 있는데 갑자기 거짓말탐지기 바늘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거짓말탐지기 바늘은 마치 화초가 물을 먹은 뒤 숨을 쉬는 듯 평온하게 움직였다.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든 백스터 박사는 화초의 잎사귀 한 장을 태워보려고 성냥을 가져왔는데, 그가 불을 붙이기도 전에 거짓말 탐지기 눈금이 거칠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우연의 일치거나 거짓말탐지기가 고장 났다고 생각했지만, 화초의 반응이 워낙 명확해 다시 불을 붙여 봤다.

역시 화초는 똑같은 반응을 보였고 마치 화초가 자신의 의도를 알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박사는 몹시 혼란스러웠다.

벡스터 박사와 그가 실험한 화초(Franci Prowse 제공)

여러 실험을 반복해 본 결과 백스터 박사는 결국 “화초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자신도 납득하기 어려운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하마터면 저는 아침 8시 거리로 뛰쳐나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큰 소리로 ‘식물도 감정이 있다!’라고 외칠 뻔했습니다.” 당시 백스터 박사의 심정이었다.

결국 백스터 박사는 자신의 화분과 거짓말탐지기를 예일대학교 생물학 실험실로 갖고 가서 관련분야 교수진에게 문제의 반응을 보여 주었다.

그때부터 생물학 교수들에 의해 본격적인 실험이 시작됐다.

백스터 박사(우측)가 식물에 전극을 연결하는 모습(Franci Prowse 제공)

한 번은 A, B, C 세 교수는 계속해 식물에 물을 주고 D 교수는 이 식물들의 잎사귀를 태웠다. 그 결과 식물들은 D 교수가 연구소 방에만 들어오면 눈금을 거칠게 움직여 식물도 위험한 사람을 식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다른 실험에선 두 화분을 가져다 놓고 한 화분에만 물을 주고 옆 화초는 말려 죽였다. 그런데 옆에 있던 화초가 말라 죽는 모습을 본 화초 역시 몹시 약해지며 자신의 운명을 감지한 듯 물을 줘도 좋아하질 않고 눈금을 힘없이 움직이다 며칠 뒤 죽었다.

또 식물에게 원거리 감지 능력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백스터 박사는 식물의 감지도를 실험하기 위해 뉴욕 시내를 돌아다니다 미리 예정한 오후 3시에 ‘화초를 보러 가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당시 그와 멀리 떨어져 있던 예일대학교 연구소 내 화초는 정확히 3시 정각에 특별한 반응을 보였다.

백스터 박사의 저서(Franci Prowse 제공)

1968년, 백스터 박사가 자신의 연구 보고서를 뉴욕의 한 유명 신문에 기고하자 말도 안 된다는 학계의 비판 속에 당시 커다란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 IBM의 화학박사였던 맥 퍼거슨은 벡스터의 연구에 대해 황당하고 가소롭게 생각했다.

그는 벡스터를 반박하고 비판하기 위해 많은 실험을 했지만 결국 동일한 실험 결과를 얻자 오히려 벡스터의 열렬한 지지자로 변모하게 된다.

연구진들은 또 화초에 아름답다는 칭찬이나 사랑한다는 마음을 보내면 화초가 잘 자라고 오래 살며, 반대로 싫어하고 저주하면 금세 시들거나 죽는다는 연구 결과까지 발표했다.

백스터 박사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거주하고 있으며 계속 교학 및 실험 등 활동에 종사하고 있다.(Courtesy of Cleve Backster)

인류는 줄곧 자신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부르며 인간만이 사고하고 감정이 있으며 희로애락을 알고 또 창조할 수 있다고 여겨왔다.

반면 다른 생명, 특히 식물은 지금까지 아무런 의식이나 감정이 없는 하등생물로 여겨왔다.

벡스터의 실험 결과를 알고 난 후에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