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아 사랑해’ 이지선… 사고 23년만에 모교 이화여대 교수됐다

By 연유선

교통사고로 입은 전신화상의 아픔을 딛고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감동을 준 이지선 한동대 교수가 모교인 이화여대 강단에 서게 됐다.

이화여대는 24일 “이 교수가 3월1일부로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부임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유아교육과 4학년이던 2000년 7월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가하다가 음주 운전자가 낸 7중 추돌사고로 전신 55%에 3도 중화상을 입었다.

이 교수는 사고 이후 30번이 넘는 대수술을 받았으나 이전의 얼굴을 잃고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여덟개 손가락을 한 마디씩 절단해 안면장애와 지체장애 1급 진단을 받았다.

이지선 교수 페이스북

그러나 이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 절망하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가기로 했다.

이 교수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지선아 사랑해’라는 책을 냈다. 책에서 이 교수는 자신의 아픔을 담담히 적어내며 자신을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이 교수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닌 만난 것”이라며 가해자를 원망하는 대신 “종합보험에라도 들어놓아 다행이라고 여겼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이 교수는 2001년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떠나 보스턴대 재활상담학 석사, 컬럼비아대 사회복지학 석사를 잇달아 취득했다.

2016년에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를 받고서 귀국했고, 이듬해 한동대 상담심리 사회복지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이 교수는 자신의 SNS에 “스물셋에 사고를 만나고 떠나게 된 이화에 23년 만에 교수로 돌아왔다”라며 “모교에서 가르치는 기쁨을 누리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 교수의 소식에 이화여대 학생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이화여대 학생 커뮤니티에는 “인생의 적지 않은 좌절의 순간에서 위로가 돼주셨던 분”이라며 “이제는 같은 땅을 밟으며 학문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게 감회가 새롭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