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홍콩 ‘우산혁명’ 지도자, 두번째로 실형 선고 받아

홍콩 ‘우산혁명’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학생지도자 조슈아 웡(黃之鋒·21)이 3개월 형을 선고 받았다.

17일 로이터에 따르면, 홍콩 고등법원은 2014년 11월 시위 당시 점거지에서 철수하라는 법원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웡에게 징역 3개월형, 같은 혐의로 기소된 라파엘 웡에겐 징역 4개월 15일형, 우산혁명 지도자 중 한 명인 레스터 셤에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조슈아 웡이 우산 혁명과 관련해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8월 불법집회 참가 혐의로 기소돼 징역 6개월형을 선고받았으나 같은 해 10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당시 시위는 최근 20년 래 홍콩에서 가장 대중적인 호응을 받은 시위였다. 약 2개월 동안 수십만 젊은이들이 도심의 도로에 텐트를 치고 밤낮없이 시위를 벌이며 홍콩에서의 완전한 민주주의 실현을 요구해 중국 당국을 긴장시켰다.

2014년 9월 28일 홍콩 정부청사 근처 친민주주의 시위대에 최루가스가 분사되자 시민들이 흩어지고 있다. (Aaron tam/AFP/Getty Images)
홍콩 경찰이 시위자들을  최루가스를 이용해 강제 해산을 시도한 후 한 달 동안 주요 시위 장소에 등장했던 수십 만 개의 우산들(Paula Bronstein/Getty Images)

시위대가 경찰의 최루탄과 몽둥이에 대한 방어책으로 우산을 펼치면서  ‘우산혁명’으로 불리게 되었다.

앤드루 찬( Andrew Chan) 홍콩 고등법원 판사는 “웡이 점거 캠프에 머문 시간은 90분이었지만 해산 명령을 거부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며 “즉각 구속하는 것이 적절한 처벌이라고 생각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1997년 7월 1일 홍콩은 반환협정에 따라 ‘일국양제’라 불리는 고도의 자치를 보장받고 중국으로 반환되었다. 즉 홍콩은 특별행정구로서 향후 50년간 사회, 경제 면에서 기존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협정을 준수하지 않는 사례가 빈발하다가, 2014년 8월 장더장(张德江)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홍콩 보통선거권의 구체방안을 통과시키자 홍콩인들 사이에서 강한 반발이 일어났다.

당시 중국공산당이 말하는 보통선거에는 3가지 주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특별행정장관 후보는 ‘행정장관 선발 위원회’에서 12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선발위원회에서는 2-3명의 후보만 선출할 수 있으며 ▲후보들은 선발위원회 전체 위원들의 과반수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홍콩 시민들은 이 세 가지 조항이 진정한 보통선거 실현을 막는 독소조항이라고 보았고 광범위한 시민 불복종 운동이 일어났다.

중국공산당이 원하는 선거는 진정한 보통 선거가 아니라며 ‘일국양제’ 약속에 따라 고도의 자치를 보장하라는 젊은 세대의 요구는 홍콩시민들의 민주주의 열망에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2014년 10월 10일, 현재  ‘엄브렐라 스퀘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애드머럴티 광장을 수천 명의 시위자들이 메우고 있다.   (Chris McGrath/Getty Images)

현지 100여명의 시위 핵심 인물들이 선고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홍콩 법원의 이러한 사법 처리는 중국 당국이 홍콩 민주화 운동의 모멘텀을 차단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