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최측근 왕치산, 정계복귀…대미관계 중책 맡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자 반부패 드라이브를 지휘하다 지난해 당직에서 물러난 왕치산(王岐山)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정계에 복귀했다.

‘7상8하(67세는 유임, 68세는 은퇴)’의 불문율에 따라 물러난 고위 인사가 다시 중용되는 것은 중국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압박으로 미중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왕 전 서기가 대미 관계를 다루는 중책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왕 전 서기는 이날 후난성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 118명 중 한 명으로 선출됐다. 지난해 10월 당대회에서 모든 당직을 내려놓은 후 3개월 만이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경절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는 시진핑 주석과 왕치산 당시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2013년 9월 30일 (Feng Li/Getty Images)

중국 내에서는 왕 전 서기가 정치국 상무위 회의에 계속 참석하는 등 정치적인 영향력이 은퇴 후에도 여전하다는 분석이 우세했고, 오는 3월 열리는 양회(兩會. 전인대회의와 정협회의)에서 국가 부주석 등 최고위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보도도 지속적으로 나왔다.

WSJ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왕 전 서기의 역할로 국가 부주석을 비롯한 여러 직책을 고려하고 있으며, 대미 관계를 다루는 일이 주요 직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왕 전 서기는 공산당 내에서 경제·금융통이자 미국통으로 꼽힌다. 칭화대 경제학과 교수와 인민은행 부행장, 건설은행장, 하이난성 서기, 베이징, 국무원 부총리 등을 거쳐 시 주석 체제에서 최고위직에 올랐다.

그는 최근 몇개월 동안 헨리 폴슨 전 미 재무장관을 비롯한 경제계 리더들을 만났는데, 지난 20여년간 공산당 고위직에 있으면서 축적한 인맥이다.

왕 전 서기는 은퇴 직전에도 미국의 한 금융계 인사를 방문해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트럼프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이 자리에서 그는 “트럼프는 이례적인 현상인가? 아니면 추세인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왕 전 서기는 경제 분야에서 은행 부도 사태 등 긴급 상황을 다루는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어 중국 내에서 ‘소방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무역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양국 관계를 다루는데도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왕치산은 시진핑의 반부패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핵심 인물이다, 그는 반부패 호랑이 사냥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 내부, 특히 장쩌민파 구성원의 여러 가족과 이익집단을 건드렸다. (대기원 자료실)

한 관리는 “왕 전 서기는 터프하다”며 “미국을 상대하려면 그와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2일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면서 무역전쟁을 본격화했다. 현재 미 행정부는 중국을 제재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과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련 추가 조치도 검토 중이다.

왕 전 서기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추측성 보도가 난무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아직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에포크타임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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