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티벳 불교사원 무신론자 공산당 간부가 입주 관리

중국은 쓰촨성 장족자치주에 있는 세계 최대 불교 사원 라룽우밍(喇榮五明)불학원을 공산당 간부들이 관리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휴먼라이트워치(HRW)를 인용해  24일 밝혔다.

라룽우밍 불학원은 티벳불교 닝마빠의 고승이었던 직메 푼촉(晋美彭措)이 세운 작은 사찰에서 출발했다.

문화대혁명 당시 티베트 지역에서만 5000여 곳의 사찰이 불태워지고 불상과 불경이 파괴되었으며 스님들은 체포되거나 강제 환속을 당하는 등 심각한 박해가 있었다.

문화혁명 당시 많은 문화유산이 불길 속에 사라졌다 (falundafa,or.kr)

직메 푼촉은 1980년 문화혁명의 상처를 치유하고 포교를 계속하고자 32명의 제자와 함께 사원을 짓기 시작했다. 지그메 푼촉의 명망을 듣고 인근의 티베트인들 뿐만 아니라 한족 수행자들도 대거 몰려들면서  1990년대에 이르자 간쯔(甘孜), 써다(色達)현의 이 마을은 1만 명이 거주하는 작은 도시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지그메 푼촉이 중국정부의 통제를 거부하자 2001년 중국 정부는 무장경찰을 동원해 사원과 도시를 파괴하고 승려들을 쫒아냈다. 결국 티베트인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고 이 소식은 해외에도 알려지게 되었다.

중국 당국은 결국 한족 수행자를 관할하는 지도자를 따로 두는 조건으로 사원의 존속과 자치를 허용했다. 당시 쫓겨난 스님들이 직접 자기가 살집을 지으면서 생겨난 쪽방들도 1만여 곳에 달했다.

2016년 7월 중국 당국은 라룽우밍 불학원을 폐쇄하고 수천 칸의 절을 부쉈으며, 수천 명의 승려와 여승을 축출한 후 그 자리에 관광센터를 세웠다.

현재 중국 정부는 각지에서 지속적으로 승려들이 모여드는 것을 막기 위해 하루에 단 2시간만 전기를 공급한다. 척박한 땅에 집 짓는 것도 제한되어 화장실과 세면장 등 생활시설도 열악한 편이다. 외국인들은 라룽우밍 불학원과 인근의  야칭스(亞靑寺)를 순례하기 위해서는 특별 출입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근래에는 중국 각지에서 수행을 위해 찾아오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고 외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 수행 프로그램도 생겨나기 시작했지만 서구 언론사의 접근은 여전히 힘든 상황이다.

휴먼 라이트 워치가 2017년 8월에 입수했다고 밝힌 문서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현재 이 사원을 학원과 수도원 두 구역으로 나누었다. 또한 라룽우밍(喇榮五明)불학원 의 재무, 보안, 인허가 관련 부문의 최고위층에 97명의 공산당 간부를 배치한다는 내용 외, 채용 인원 할당과 실명 등록 관리 시스템, 승려 인식표 패용 등의 사안이 포함되어 있다.

휴먼라이트워치의 소피 리처드슨(Sopie Richardson) 중국 담당자는 라룽우밍 사원에 대한 공산당의 관리가 종교적 자유를 침해하고 당국에 대한 분노를 부채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종교적 탄압에 대한 티베트인들의 분신 항의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 당국의 통제가 오히려 강화되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티벳 분신 발생 지역(원본이미지 : 티베트를 위한 국제 캠페인)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종교 자유를 보장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는 종교 신자들과 기관들을 예의 주시하며 감시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달 말 시행될 예정인 새로운 규제에도 종교 기관에 대한 국가 감시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조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