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사태 희생자 1만명”..공식 발표 200명

중국 민주화운동을 무력 진압한 1989년 천안문사태의 희생자가 최소 1만 명에 이른다는 영국 정부의 기밀문서가 공개됐다.

23일 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가 지난 10월 기밀 해제한 외교문서에는 천안문사태 당시 주중 영국대사를 지낸 앨런 도널드 경이 런던에 보고한 전문이 담겼다.

앨런 대사는 무력 진압 다음날인 1989년 6월 5일, 영국 외무성에 중국 국무원 관계자에게서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무력 진압 상황을 자세히 보고하면서 “민간인 희생자가 최소 1 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또 진압에 동원된 부대는 산시(山西)성에 주둔하고 있던 27집단군 장갑차 부대이며, 군인들은 학생들에게 1시간 안에 천안문광장을 떠날 것을 통보했지만 실제 발포는 5분 후 시작됐다고 보고했다. 시신들은 장갑차가 반복적으로 깔아뭉갠 후 불도저로 수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89년 6월 천안문사태 당시 무력 진압이 끝난 후 천안문광장을 정리하는 중국 군인들(6.4메모)

당시 부상 입은 여 학생 4명이 군인들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결국 군인들이 휘두른 총검에 살해됐으며, 천안문광장에서 살아남은 약 1천 여 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군인들이 제시한 정이(正義)로를 따라 이동할 때 도로 양옆에 매복해 있던 군인들이 기관총을 쏴댔던 상황도 보고됐다.

앨런 대사는 22일 보낸 추가 전문에서는 희생자가 2,700~3,400명이며 시신을 병원에서 모두 수용하지 못해 지하보도에 쌓아놨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보원을 밝히지 않았으며 희생자 수가 하향 조정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았다.

천안문사태 희생자 수는 그동안 줄곧 논란이 돼 왔다. 중국적십자회가 무력 진압 당일 발표한 희생자 수는 2,700명이지만, 천시퉁 당시 베이징 시장은 그해 6월 30일 전인대에서 36명의 대학생을 포함해 200명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지난 2014명 기밀 해제된 미국 백악관 외교문서는 중국 계엄부대 소식통을 인용해 1만 45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양민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