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의 의미

[VOA 김환용 2010년 11월 08일] 세계 주요 20개국 정상들이 참여해 세계 경제 현안을 다루는 G20 정상회의가 오는 11일 서울에서 열립니다. 60년 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외국의 원조에 생존을 의지해야 했던 한국이 세계의 중심국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G20 정상회의가 어떤 회의인지, 그리고 이번 회의의 개최가 한국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서울의 김환용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주 미국에서 열린 G20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내년 11월 G20 정상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음을 국민 여러분께 보고 드립니다.”

지난 해 9월30일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리게 됐음을 밝히고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됐음을 강조했습니다.

G20 정상회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0개 나라들이 참여합니다.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기존 선진국 G7 국가들과 한국 중국 브라질 러시아 호주 남아공 등 신흥 12개 나라, 그리고 유럽연합이 그들입니다.

이 나라들의 국내 총생산 규모를 합하면 전세계의 85%를 차지합니다. 때문에 G20 회의는 ‘지구촌의 비공식 운영위원회’라고도 불립니다.

G20은 한국 등 아시아를 강타했던 외환 위기 직후인 1999년 12월, 세계 경제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독일 베를린에서 20개 나라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인 게 출발점이었습니다.

이후 2008년 9월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전 지구적인 금융 위기가 터지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같은 해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첫 G20 정상회의가 열리면서 정상회의 체제로 확대 개편됐습니다.

워싱턴에 이어 그동안 영국 런던과 미국 피츠버그, 그리고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렸고 이번 서울회의는 다섯 번째 회의가 됩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 공동대처하기 위한 국제회의는 지난 1973년에 터진 석유 파동을 계기로 만들어진 G7, 그리고 나중에 여기에 러시아가 포함된 G8까지 철저하게 선진국 중심으로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G20은 세계 경제에서 비중이 커진 신흥국가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게 된 현실을 반영해 탄생한 새로운 세계경제 협의체입니다.

한국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 된 것은 G8 회원국이 아닌나라 가운데 처음이고 아시아 국가 가운데서도 처음입니다.

한국은 이번 회의 의장국으로서 한 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현재의 무역대국이 되기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의 다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습니다.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손지애 대변인입니다.

“이번 같은 경우 개발이라는 것은 선진국의 의제라기 보다도 한국이 말하자면 선진국과 개발하고 있는 국가들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에 아주 중요한 의제이기도 해요.”

이번 정상회의가 한국에 미칠 긍정적인 파급효과도 아주 클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 내 민간연구소인 삼성경제연구소는 얼마 전 보고서를 통해 서울 G20 정상회의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21조에서 24조원 즉, 미화로 2백억 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번 회의를 위해 세계 각국에서 1만~1만5천 명이 한국을 찾는데다 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크게 좋아지는 데 따른 간접효과가 엄청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동훈 수석연구위원입니다.

“신흥국에서 최초로 열리기 때문에 해외언론으로부터 주목도가 굉장히 높다는 거죠.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두 가지 의제 즉, 글로벌 금융안정망과 개발의제 그것은 1백70개국이나 되는 비회원국들이 훨씬 더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제도들이기 때문에 전세계로부터 주목도가 굉장히 높다…”

한편 한국의 민주노총은 G20 정상회의 일정에 맞춰 G20 노조 대표자 회의를 10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갖는다고 8일 밝혔습니다.

이 회의에서는 G20이 고용창출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서울선언을 채택하고 미하엘 조머 국제노총 위원장 등이

11일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이 같은 노동계의 의견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한국 내 노동단체와 시민단체들의 반 G20 정상회의 모임인 ‘G20 대응 민중행동’은 7일 서울시청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인데 이어 8일 민중행동 행사 참석차 한국으로 들어오려던 필리핀 활동가 6명을 강제로 돌려보낸 한국 정부의 조치를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