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3층 높이’ 트럼프 장벽의 위용, 제2 만리장성 되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미국-멕시코 간 국경장벽이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카운티에 건설 중입니다.

미 공영라디오 NPR은 19일(현지시각) 샌디에이고 남부 멕시코 국경지대에 세워지고 있는 국경장벽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이 장벽은 실제 건설에 앞서 품질을 평가하기 위해 선보이는 시제품으로 높이 30피트(9.1m)로 일반주택 3층 정도의 높이이며 콘크리트, 콘크리트-강철 등 8종 모델로 구성됐습니다. 윗부분에 날카로운 못이 박힌 모델도 있습니다.

국경장벽 건설에는 미시시피, 메릴랜드, 앨라바마, 텍사스, 아리조나 등 6개 주 건설업체가 동원됐으며, 총 2천만달러의 건설비용이 지급됐습니다.

건설업체들은 이달 말까지 장벽건설을 완료한다는 계획입니다. 완료 이후에는 국경수비대를 관할하는 미 관세청에서 강도·내구성 등 3가지 기준으로 평가해 최종 모델과 건설업체를 낙점할 예정입니다.

모델 평가의 절대적 기준은 ‘뚫리지 않는다’입니다. 샌디에이고 국경수비대 책임자 로이 비야럴은 NPR과 인터뷰에서 “잘 뚫리지 않고 땅굴로도 뚫을 수 없는 튼튼한 장벽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전했습니다.

또한 장벽은 지하 6피트(1.8m) 깊이까지 내려가 지빈에 단단히 붙어 있어야 하며, 대형 해머나 산소용접기를 사용해 4시간 이상 작업해도 부서지지 않는 구조여야 합니다.

라디오에 따르면, 3주 전 건설 시작 후 지금까지 6명이 국경을 넘으려다 국경수비대에 체포됐으며, 이들은 30피트(3미터) 높이의 1차 장벽을 넘다가 붙잡혔습니다. 9미터 높이의 국경장벽이 완성되면 장벽을 넘는 시도는 거의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미국 안팎의 예상입니다.

지역주민과 언론에서는 반발여론이 높지만, 예상됐던 격렬한 대규모 시위는 없었습니다.

국세청은 이번 건설에 앞서 격렬한 대규모 시위가 있을 것으로 우려해, 자유발언대 등을 준비했지만, 3주전 건설시작 이후 시위는 한 차례도 없었다고 NPR은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 샌디에이고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장벽건설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쇼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논평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정부는 1차로 74마일(약 120킬로미터)의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연방의회에 16억 달러의 예산을 요구했으며, 의회는 더 넓은 의미의 국경안보와 이민법 등을 이유로 승인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사진=NPR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