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컷 북부흰코뿔소 숨거둬..’지구 대멸종기’ 신호탄

지구상에 단 한 마리 남았던 수컷 북부흰코뿔소 ‘수단'(Sudan)이 19일 숨을 거뒀다.

수단의 죽음으로 현재 북부흰코뿔소는 암컷 2마리만 남게 되어 사실상 멸종됐다.

수단을 보호하던 케냐의 비영리 단체 측은, 45살인 수단이 고령에 따른 합병증으로 스스로 서지 못하는 등 건강상태가 악화돼 안락사 시켰다고 밝혔다.

TONY KARUMBA/AFP/Getty Images

코뿔소는 1900년만 하더라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50만 마리가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970년에는 이 숫자가 7만마리로 줄었다.

야생 코뿔소의 개체수가 이처럼 급감한 것은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코뿔소 뿔이 귀중한 약재로 비싸게 팔리면서 밀렵이 극성을 부렸기 때문이었다.

서식지 파괴, 오염, 기후변화 등도 북부흰코뿔소의 생존을 위협했다.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는 서식지 콩고에서 내전이 일어나면서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TONY KARUMBA/AFP/Getty Images

그후 케냐 정부는 북부흰코뿔소의 개체를 늘리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왔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해 6월에도 수단과 남은 암컷 두 마리의 인공수정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보호 단체 대표 리처드 빈느는 수단의 죽음과 관련해 “북부흰코뿔소만이 아니라 다른 종의 동물이 인간의 활동 때문에 멸종 위기에 직면해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TONY KARUMBA/AFP/Getty Images

수단에서 태어난 마지막 수컷 북부흰코뿔소 수단은 체코의 동물원에 옮겨졌다가 지난 2009년부터 케냐 정부의 보호를 받아왔다.

케냐 보호단체는 냉동 보관한 수단의 정자와 다른 암컷의 난자 체외 수정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불확실하다.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