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는 몰랐던 공영방송 언론인들의 처절함,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

9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공범자들’의 언론시사회가 열렸습니다.

‘공범자들’은 해직된 전직 MBC PD가 권력의 언론 장악 과정을 속도감 있게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인데요.

‘공범자들’을 이끈 최승호 PD는 1986년 MBC PD로 입사해 ‘경찰청 사람들’ ‘삼김시대’ ‘PD수첩’을 제작하며 각종 부정부패와 비리를 낱낱이 파헤쳐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인물입니다.

현장에는 후배 기자들이 선배 언론인들의 이야기를 취재해야 하는 묘한 기류가 흘렀습니다.

[최승호, MBC 해직 PD]
“지난 9년 동안 공영방송 KBS와 MBC가 어떻게 방송을 장악한 사람들에 의해서 점령되어 갔는가 그 과정에서 어떤 싸움이 있었고 어떤 많은 희생이 있었는가 하는 것을 기록으로 보여주는 영화인데요.”

[김연국, MBC 기자]
“우리 사회가 만들어 놓은 최소한의 합의가 권력의 성격에 따라서 너무나 취약하게 손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라는 것을 지난 10년을 통해서 우리가 굳이 얻은 것이 있다면 그런 교훈을 얻은 것이 아닌가.”

영화 속에는 세월호 사건 당시, 전원 구조가 아니라는 현장 취재 기자의 전화에도 서울 보도국에서 묵살하는 구체적인 정황도 담겨있어 충격을 줍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민식 PD는 영화에 출연한 방송국 경영진들을 향해 날 선 농담을 던집니다.

[김민식, MBC 드라마 PD]
“사실 오늘 이 자리에 오시지 못한 더 큰 역할을 맡으신 선배님들 백종문 사장님, 부사장님이라든지. 같은 출연진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 배우들을 모시지 못했다는 것에 있어서 그분들이 저보다 분량이라든지 비중이 큰데, 그런 느낌 있지 않습니까. 단역 주제에 주연들이 다 바빠서 못 와서 감히 이곳에 낀 것 같아서 부끄럽습니다.”

김민식 PD는 정권에 불리한 보도를 냈던 보도국 기자들의 아픔을 전했는데요. 그는 함께 싸웠던 이용마 기자가 암에 걸린 과정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김민식, MBC 드라마 PD]
“이용마 기자가 아프다고 전화가 왔을 때 용마는 지난 5년간 보도국 기자들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를 용마는 봐왔거든요. 어제 나온 블랙리스트 같은 상황을 봐온 거죠. 그 피해를 용마 기자는 5년 동안 봐온 거죠. 그 과정에서 그 친구는 속이 썩어갔고.”

영화의 후반부에는 최승호 피디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극적인 만남이 그려지는데요. 최 피디는 이 전 대통령에게 엄청난 질문을 던집니다.

[최승호, MBC 해직 PD]
“언론인들에게 질문을 못 하게 해서 나라가 망가졌는데 당신이 그 책임에 대해서 알고 있느냐는 질문을 했던 것이죠.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너무나 가볍게 나한테 왜 그런 질문을 하느냐는 식으로 피해 나가셨는데”

현장에 참석한 성재호 기자는 속편은 KBS에서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성재호, KBS 기자]
“앞으로 이 영화를 시작으로 KBS, MBC가 정상으로 돌아오게 되면 이번에는 KBS 내부자들 입장에서 또 우리가 기록해야 할 공범자들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속편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꼭 빨리 정상화 시켜서 속편을 KBS에서 만들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그러나 ‘공범자들’은 개봉을 앞두고 MBC와 김장겸 사장, 김재철, 안광한 전 사장 등 MBC 전현직 임원 5명에게서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은 상황인데요.

[최승호, MBC 해직 PD]
“이분들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셨습니다. 방송의 내용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 초상권 퍼블리시권 침해했다는 내용으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셨는데 11일 금요일 오후 3시경에 서울 중앙지검에서 이 문제에 대한 재판이 열릴 예정입니다. 저희가 기대하기로는 11일 당일 가처분에 대한 확실한 결정이 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결정은 물론 당연히 기각되어야겠죠. 그러나 겸허한 마음으로 결정을 기다리겠습니다.

영화 ‘공범자들’은 8월 17일 일반인들에게 공개될 예정입니다.

NTD 뉴스팀

* 그들만의 독특한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