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 치토스’ 하나로 공장 청소부가 부사장이 된 사연

By 허민 기자

미국에서는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까지 확산된 치토스 ‘불타는 매운맛’이 한 공장 청소부의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멕시코에서 태어나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의 이민자 노동 캠프에서 자란 리처드 몬타네즈(Richard Montañez)는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영어도 잘 못했다.

그는 결국 어려서부터 닭 도살장이나 정원 가꾸기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치토스와 감자칩으로 유명한 식품회사 ‘프리토-레이’ 공장 청소부로 취직하게 됐다.

청소 트럭을 모는 꿈을 가지고 있던 몬타네즈에겐 썩 나쁘지 않은 직업이었고 그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 펩시코(프리토-레이의 모회사)의 당시 CEO 로저 엔리코가 모든 사원들에게 보내는 “사원 모두가 회사의 주인인 것처럼 행동하라”는 메시지를 보게 된다.

그의 주변 직원들은 메시지를 한 귀로 흘렸지만 몬타네즈는 뭔가 다른 일을 해볼 수 있는 기회로 여겼다. 그는 자신이 청소부지만 실제로 주인처럼 행동할 수 있다고 믿었다.

멕시코 길거리 음식 일로테(온라인 커뮤니티)

마침 치토스를 만드는 기계에 이상이 생겨 주황색 치즈가루가 뿌려지지 않아 대량의 불량 처리 치토스가 생산됐다. 몬타네즈는 이 불량 치토스를 집에 들고 와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그는 길거리서 파는 멕시코 길거리 음식 일로테(elote)를 보면서 치토스 매운맛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는 가져온 치토스에 매운 고추를 넣어봤고 가족과 친구들은 모두 맛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감을 얻었고 CEO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청소부라는 그의 답변에 비서는 CEO와의 전화 연결을 주저했지만 실랑이 끝에 몬타네즈는 CEO와 통화할 수 있었다.

heralddeparis

CEO는 허심탄회하게 그의 의견을 들었고 2주 후에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몬타네즈는 아내와 동네 도서관에 가서 경영학 책을 보면서 전략을 짰고 매운맛 치토스 포장을 디자인해서 고추를 넣은 매운맛 치토스를 담아 갔다.

넥타이를 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생애 첫 넥타이로 가격은 3달러였는데 매는 방법을 몰라 이웃집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프레젠테이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CEO는 몬타네즈의 창의성에 놀랐고 곧 생산을 지시했다.

결국 치토스에 매운맛 라인이 생겼고 이 ‘불타는 매운맛’ 치토스는 프리토-레이의 제품 중 가장 잘 팔리는 과자가 됐다.

이후 몬타네즈는 고속 승진했고 지금은 펩시콜라의 북미 지역 다문화 제품 판매 담당 부사장까지 됐다.

몬타네즈의 자서전 ‘A Boy, a Burrito, and a Cookie’

그는 요즘에는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기업 내 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을 한다.

돈은 많이 벌었고 멕시코 공동체에 기부도 많이 했지만 3달러짜리 넥타이는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박사 학위(Ph.D)도 없이 어떻게 강의를 하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그는 “난 사실 Ph.D가 있어요. 가난해 봤고(P=poor), 배고파 봤으며(h=hungry), 결의가 굳었거든요(D=determined)”라고 답했다고 한다.

(현재 시애틀 근처에서 작은 농장을 운영 중인 김선우씨의 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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