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차에 갇혀 익사 위기에 처한 일가족을 근처에 있던 낚시꾼이 몸을 던져 구해냈다. 이 낚시꾼은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었다.
지난 21일 오후 12시 29분께, 경남 김해시 봉곡천을 가로지르는 좁은 교량을 지나던 차 한 대가 하천으로 굴러떨어져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 차량은 맞은편에서 오던 상대편 차량을 위해 옆쪽으로 자리를 비켜주다가 난간이 없는 교량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차에는 50대 부부와 20대 아들 등 일가족 3명이 타고 있었다.
거센 수압으로 차 문이 열리지 않고 차 안으로 물이 들어오면서 일가족이 익사 위기에 처한 일촉즉발의 상황.
이때 누군가 점퍼를 벗어 던진 뒤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는 인근에서 낚시하던 김기문(57) 씨였다.
차 문을 열기 위해 물속으로 잠수한 김기문 씨는 흙탕물로 앞이 보이지 않자 손을 더듬어 있는 힘을 다해 운전석 문을 열었다.
그렇게 운전석에 있던 남편을 먼저 구한 김기문 씨는 “차 안에 몇 명이 타고 있었느냐”라고 물었고, 남편은 “2명이 더 있다”고 힘겹게 대답했다.
이에 김기문 씨는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 이번에는 차 뒷좌석 문을 열고 손을 더듬었다.
그렇게 아내와 아들까지 모두 구해냈다.
김기문 씨 덕분에 목숨을 건진 이들 가족 3명은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다행히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문 씨는 이후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고 현장을 보고 고민할 틈 없이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만으로 물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김기문 씨는 지난 2014년 공장에서 일을 하다 끼임 사고를 당했으며 현재 직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4급 장애인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러나 김기문 씨는 이렇게 전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가족들이 무사해서 정말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