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향해 질주하는 오토바이로 몸 던졌다가 ‘얼굴 절반’ 잃은 강아지

By 김연진

갓난아이가 물에 빠진 모습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그 아이를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들 것이다.

이를 두고 ‘선한 본성’이라고 한다.

자신이 위험해질 것을 알고도, 혹은 계산하지 않고 기꺼이 몸을 던져 위험에 빠진 생명을 구하려는 본능적인 행동이다.

이러한 본성이 비단 사람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평생을 곁에서 함께하며, 피붙이와 다를 바 없이 서로를 지켜주던 두 존재가 있었다. 소녀와 강아지였다.

소녀가 죽을 위기에 처하자 강아지는 본능적으로 온몸을 던져 목숨을 구해냈다. 그리고 얼굴의 절반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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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의 주인공은 필리핀 삼보앙가 지역에 사는 강아지 ‘카방’이다.

카방은 지난 2011년 주인인 11살, 3살 소녀와 함께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토바이 한 대가 두 소녀 방향으로 질주해왔고, 이를 본 카방은 소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오토바이로 온몸을 던졌다.

이 사고로 카방은 오토바이에 얼굴을 치이고 말았다.

주둥이와 위쪽 턱을 완전히 잃었고, 곧장 치료를 받지 못해 2차 감염까지 발생했다. 형편이 어려웠던 주인은 카방의 치료비를 구하지 못해 눈물을 흘리며 곁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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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방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전 세계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고, 무려 2만 7천달러에 달하는 기부금이 모였다.

도움 덕분에 카방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약 8개월간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치료를 마친 뒤 건강한 모습을 되찾은 카방은 고향인 필리핀으로 돌아왔고, 현지 주민들은 ‘영웅견’ 카방을 열렬히 환호했다.

또한 서로를 그토록 그리워하던, 아껴주던 두 존재인 소녀와 카방이 다시 만나며 예전처럼 온기를 나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