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도 영양교사도 선호 않는 수산물 급식 “뭐가 문제?”

학생 “가시·비린내 때문”, 교사 “잔반 많고 위생 우려”
맞춤형 가공, 선호도 높은 메뉴개발 시급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학교 급식에 사용되는 수산물 선호도가 낮고, 위생과 품질면에서 문제가 많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공개한 ‘학교 급식의 수산물 이용 활성화 방안’ 현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교 급식에 이용되는 수산물 매출액은 연간 4천200억원으로, 국내 전체 수산물 시장 규모의 약 4.5%를 차지한다.

수산물은 오메가3, 무기질, 칼슘 등 어린이 성장에 필요한 다양한 영양소를 공급하는 주요 식재료이다.

학교 급식에 수산물이 빠지지 않는 것은 학생에게 균형 잡힌 영양소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려서부터 수산물 식습관을 형성하는 데에도 목적이 있다.

학교 급식에 쓰이는 식재료 가운데 수산물 비중은 약 13%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재 급식에 사용되는 수산물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청소년 맞춤형 수산식품 품평회’ 참석자들이 국립수산과학원 등이 자체 개발한 비린내 제거 고등어와 삼치로 만든 음식을 맛보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먼저, KMI 조사결과 학생은 물론 영양 교사들의 학교 급식 수산물 선호도가 아주 낮았다.

학생의 97%는 생선 가시와 비린내 등을 이유로, 학교 영양 교사의 75%는 학생이 선호하지 않아 잔반이 많이 생기는 데다 위생문제 등 때문에 수산물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영양 교사가 수산물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품질, 신선도, 원산지, 조리 등 취급 편의성, 가격순으로 나타났다.

수산물은 농·축산물과 비교할 때 가격 합리성, 위생관리 수준, 조리 편의성에서 만족도가 낮았다.

현재 학교 급식 유통구조에서는 수산물 품질과 신선도 제고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식재료 조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자조달 시스템은 유령업체와 부적격업체가 난립해 있고, 학교급식지원센터나 공동구매 등을 통하더라도 수산물은 산지 직거래 도입이 어렵고 품질관리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수산물은 어획 후 바로 위판돼 유통업자에게 소유권이 넘어가기 때문에 직거래가 어렵고, 대부분 냉동 또는 냉장 상태로 납품되기 때문에 학교 급식 지원센터 인프라로는 직접 관리가 어렵다.

학교 급식 수산물 공급체계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정책 목표도 없는 상태라도 보고서는 강조했다.

수산물유통법에는 학교 급식 지원에 대한 부분이 명시돼 있지만, 올해 수립된 수산물유통발전 기본계획에는 학교 급식 관련 정책이 없다.

학교 급식 수산물 위생과 품질 문제는 우리나라 수산물 유통구조 전반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여서 생산단계부터 품질관리가 가능한 직거래 거버넌스 도입이 시급하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현재 국내 수산물 위판장 시설 가운데 약 33%가 20년을 초과했고, 62%는 냉동·냉장창고 등과 같은 위생시설이 전무하다.

해양수산부는 산지에서부터 위생문제를 개선하고자 양륙, 선별, 이판 배송 등 모든 작업공간을 분리하고 저온시설을 도입하는 거점형 청정위판장과 생산자단체가 직접 유통에 참여하고 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FPC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학교 급식에 사용되는 수산물도 FPC와 같은 직거래 기반 거버넌스(가칭 수산물 학교 급식 유통지원센터 )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센터 역할로 연령대별 필요 영양섭취 기준에 따른 적정한 크기 제시, 가시 제거 등 급식 맞춤형 가공, 방사능검사 체계 구축, 선호도 높은 메뉴개발, 수산물 인식개선 교육 등을 제시했다.

해양수산부, KMI수산업관측센터, 수협중앙회, 대한영양사협회 등이 참여하는 가칭 학교 급식 수산물 수급협의체를 구성해 제철 수산물, 지역 특산물 등을 주제로 영양성분과 효능, 구매요령, 추천 레시피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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