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의 색깔 ‘점유율은 높이고, 공수 전환은 빠르게’

한국 축구 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을 맡은 파울루 벤투(48) 감독이 북중미의 강호 코스타리카를 맞아 ‘전술·득점·선수 테스트’의 세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으면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남태희(알두하일)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따냈다.

긴장감 넘치는 데뷔전이었지만 벤투 감독은 여유로운 표정 속에 자신의 머릿속 전술을 태극전사들을 통해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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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시작된 짧은 소집 훈련에도 벤투 감독은 대표팀의 전술적인 완성도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흥이 오른 국내 축구팬들의 눈을 또다시 즐겁게 했다.

벤투 감독은 데뷔전에서 4-2-3-1 전술을 가동했다. 이날 전술의 핵심은 유기적인 공수 전술 변환과 함께 중원의 조율사 기성용(뉴캐슬)의 킬 패스였다.

한국은 4-2-3-1 전술로 공격하다가 수비로 전환할 때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원톱 스트라이커와 순간적으로 투톱을 이루는 4-4-2 전술을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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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할 때는 최전방에 4~5명의 선수가 쇄도하고, 수비할 때는 중원부터 수비까지 ‘2열 수비벽’을 세워 상대의 공세를 방어했다.

선수들 역시 짧은 훈련 기간 벤투 감독의 전술을 제대로 흡수하면서 실점 없는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벤투 감독은 볼 점유율을 높여 상대에게 공격의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측면을 활용한 빠른 공격 전환으로 득점을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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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기성용이 최전방과 좌우로 뿌려주는 ‘송곳 패스’도 이날 경기의 승리 요인이었다.

기성용은 전반 31분 후방에서 상대 수비진영 뒤쪽으로 정확히 떨어지는 롱패스를 보냈고, 남태희가 볼을 잡는 순간 반칙을 당해 페널티킥을 따냈다.

기성용은 전반 43분에도 오른쪽 측면으로 돌파해 들어간 이용을 향해 수비수의 허를 찌르는 빠른 패스로 공격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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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좌우 돌파와 기성용의 정확한 패스뿐만 아니라 중앙에서 선수들끼리 원터치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위험지역으로 쇄도하는 ‘부분 공격 전술’도 칭찬을 받을 대목이다.

결국 벤투 감독은 데뷔전에서 전술적으로 성공했고, 2골을 넣어 팬들의 눈높이까지 맞춰줬다. 여기에 6장의 교체카드를 가동, 선수 테스트도 제대로 해내며 ‘세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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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SBS 해설위원은 “점유율을 높여 상대에게 공격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빠르게 공격 전환으로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며 “좌우 공격도 활발했고 수비간격도 좋았다. 훈련 때 했던 모습이 실전에서도 잘 나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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