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는 소방관 위해 17년 모은 헌혈증 수십장과 손편지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남성

By 이현주

“소방관과 가족을 위해 사용해주세요”

창원의 한 소방서에 누군가 흰 봉투 하나를 둔 채 홀연히 사라졌다.

봉투를 열어본 소방관들은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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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남 창원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9일 정오께 3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신월119안전센터를 찾았다.

남성은 “좋은 곳에 써 달라”며 음료수 1박스와 흰 봉투를 전하고 황급히 떠났다.

남성이 건넨 봉투에는 헌혈증서 뭉치와 편지가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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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인 2003년부터 최근까지 모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헌혈증서는 총 48장이었다.

남성은 손편지를 통해 소방관 노고에 감사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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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여러분의 숭고한 희생정신에 늘 감사하며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항상 시민을 생각하며 소중한 생명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헌혈증은 소방관 및 가족을 위해 사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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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이 담긴 편지를 받은 일부 소방관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창원소방서 관계자는 “당시 대원들이 편지를 읽고 눈시울을 붉히는 등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부한 시민의 선한 마음이 잘 전달되도록 필요한 소방대원이나 가족이 있는지, 또 혈액원이나 인근 병원에 필요한 곳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취지에 맞게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