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에서 숨진 후배의 꽁꽁 얼어붙은 시신을 찾은 엄홍길 대장의 첫 마디

By 김연진

엄홍길 대장이 세상을 떠난 후배 박무택과 관련된 이야기를 어렵게 꺼냈다.

지난 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 다큐 마이웨이’에는 산악인 엄홍길이 출연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상상하기도 싫은 기억”이라며, 지난 2004년 에베레스트 하산 과정에서 겪었던 일을 언급했다.

당시 엄홍길의 후배 박무택은 하산 과정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TV조선 ‘스타 다큐 마이웨이’

그는 “(후배의) 시신을 그대로 놔둘 수 없어서, 이듬해에 휴먼원정대를 결성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휴먼원정대는 故 박무택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다시 에베레스트에 올랐다.

그렇게 두 달을 찾아 헤맨 끝에, 박무택의 시신을 찾는 데 성공했다.

후배를 다시 마주한 엄홍길은 순간 이성을 잃었다고 고백했다.

TV조선 ‘스타 다큐 마이웨이’

1년 동안 로프에 매달린 채 눈과 얼음 속에 파묻혀 있던 후배.

엄홍길은 당시를 떠올리며 “그 순간에 막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나도 모르게 이성을 잃고 후배를 끌어안았다. ‘네가 왜, 어떻게 여기 있느냐’ 했다”라고 전했다.

휴먼원정대는 박무택의 시신을 수습해 하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계속 시신을 옮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TV조선 ‘스타 다큐 마이웨이’

엄홍길은 “더 이상 욕심부리면 안 되겠다. 여기까지인 것 같다”라고 생각했다.

결국 엄홍길은 양지바른 곳에 시신을 안장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 휴먼원정대를 이끌고 하산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사연은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히말라야’에서 다뤄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