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말을 못하자 ‘음악 연주’로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바이올린 사나이 (영상)

By 이현주

위독한 코로나19 환자가 병상 위에서 보여준 뜻밖의 행동이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20일 미국 CBS 뉴스 등에 따르면, 유타주 한 병원에 입원 중인 코로나19 확진자 그로버 윌헬름센이 의료진에 특별한 부탁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연합뉴스

은퇴한 음악 교사인 그는 코로나19 증세 악화로 중환자실에 옮겨진 뒤 ‘기관 삽관’까지 받았다.

기관 삽관은 스스로 숨을 쉬지 못하는 환자의 기도 확보를 위해 호흡기에 관을 삽입하는 시술이다.

입이 관으로 막혀버린 탓에 그로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게 됐다.

오직 종이와 펜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밖에 없었던 그로버는 어느 날 간호사 시에라에게 쪽지 하나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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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아내에게 바이올린을 가지고 병원으로 와 달라고 해줄 수 있느냐는 내용.

시에라는 병상 위에서 답답하고 외로울 환자를 위해 이 부탁을 들어줬다.

바이올린을 전달받은 그는 또 한 번 종이에 뭔가를 적어 시에라에게 보여줬다.

“의사, 간호사 분들에게 연주로 감사를 대신하고 싶다”는 것.

그로버는 아픈 몸을 일으켜 바이올린 연주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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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한 시에라는 이 모습을 영상으로 남겼다.

진심을 담은 그의 연주는 시에라를 포함한 병원 의료진들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시에라는 “암흑 같은 코로나19 사태에서 한 줄기 빛이 된 연주였다.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이다”라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병원 측이 공개한 연주 영상은 금세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Intermountain Healthcare’ 유튜브

그로버를 잘 알고 있는 이들의 응원도 잇따랐다.

15년 전 그로버의 가르침을 받았다는 한 학생은 “선생님은 학교에서뿐 아니라 마을 주민들에게도 ‘바이올린 사나이’로 불렸다”며 “지역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등 평생 음악 교육에 힘쓰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상을 보며 안타까움에 눈물이 흘렀다. 빠른 쾌유를 빈다”고 스승의 건강을 기원했다.

다행히도 그로버는 중환자실에서 생명의 고비를 무사히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퇴원한 뒤 장기요양 시설에서 기력을 회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