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 휴대폰 빠트려 애태우는 소녀 위해 차가운 물에 뛰어든 해병대전우회

By 이서현

도저히 찾을 수 없을 거라 여겼던 휴대폰이 8살 소녀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사소해 보이던 이웃의 어려움을 흘려듣지 않은 사람들 덕분에 말이다.

사연은 지난 1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광주 서구 풍암저수지에 산책을 나온 A양은 다리를 지나다가 휴대전화를 물에 빠트리고 말았다.

할머니 소유였던 휴대전화에는 케이스에 현금 40여만 원과 신용카드가 끼워져 있었다.

무엇보다 얼마 전 돌아가신 증조할머니 사진까지 담겨 있었다.

할머니의 귀중품을 몽땅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A양은 몇 날 며칠을 우울하게 보냈다.

항상 밝게 지내던 손녀가 풀 죽어 있는 모습을 지켜보던 할머니는 안쓰러움에 지인에게 “호수의 물을 언제 빼느냐”고 물었다.

MBC ‘뉴스투데이’

사정을 알게 된 지인은 해병대전우회에 도움을 요청했고 지난 22일 잠수사들의 수색이 시작됐다.

스쿠버 장비를 갖춘 잠수사 4명은 5분~10분씩 산소를 확보하며 교대 투입됐다.

펄 때문에 시야 확보가 되지 않아 손으로 더듬기를 1시간여.

MBC ‘뉴스투데이’

드디어 한 잠수사가 “찾았습니다”라고 소리치며 펄이 묻은 휴대전화를 들어 올렸다.

이 소식에 군복을 입고 현장을 지켜보던 30여 명의 남성이 환호성을 질렀다.

MBC ‘뉴스투데이’

이날 수중 수색을 마친 해병대전우회 회원들은 A양에게 휴대전화를 전달하며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2일 동안 호수에 잠겨있던 휴대전화는 먹통이 됐다. 하지만 유심칩은 손상이 되지 않아 A양 증조할머니의 사진은 복구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