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은 중국어의 발음기호” 국어 교재에 적힌 황당한 내용

By 이현주

한 교육 서적 전문 출판사가 출간한 국어 교재에 훈민정음을 왜곡한 내용이 담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출판사 측은 오류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교재 판매를 중단했다.

훈민정음 왜곡 사실은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작성자 A 씨는 시대교육 출판사의 독학사 교양 국어 교재에서 훈민정음에 관한 이상한 내용을 봤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교재 속 ‘훈민정음과 한자의 관계’ 부분에서 ‘훈민정음은 중국어(문자)를 통일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한국어를 표기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라는 내용이 기술됐다는 것.

또한 ‘문자(한자)의 발음을 쉽게 표기함으로써, 자음을 정립하여 중국어를 통일하는 것이 훈민정음의 목적이다’ 등의 내용도 있었다.

연합뉴스

이는 실제 훈민정음 서문에 담긴 창제 목적과는 전혀 다른 설명이다.

훈민정음 서문에는 “우리나라 말이 중국 말과 달라 한자와는 그 뜻이 서로 통하지 않아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어도 제 뜻을 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딱하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모든 사람이 이것을 쉽게 익혀 날마다 쓰는 데 불편이 없도록 하고자 한다”라고 명시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해당 교재에는 ‘훈민정음은 중국에 반포했다’라며 ‘한자 발음을 표기하는 것(훈민정음) 등 세 가지 정책은 모두 중국에서 시행했다’라고 서술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출판사는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출판사 측은 “훈민정음에 대한 잘못된 내용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 말씀드린다”라며 “해당 도서는 즉시 판매를 중단하고 재고 도서는 전량 폐기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으로 앞으로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출판사 측은 문제가 된 도서를 구매한 이들에게는 수정본 무상 교환과 환불 보상 등을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