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前대통령 장례식, 트럼프에 ‘편안한 동창회’ 아닐 수도”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5일(현지시간) 국장으로 치러질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은 모처럼 생존한 5명의 미국 전·현직 대통령이 모두 모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다른 대통령과 달리 전임자들과 불편한 관계를 맺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동창회’가 마냥 편안한 자리만은 아닐 수도 있다고 AP통신은 4일 전망했다.

5일 워싱턴 국가성당에서 열릴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지미 카터 등 4명의 전 대통령이 참석한다.’

AP는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별세가 ‘대통령 클럽’이란 아주 특별한 동창회의 멤버 5명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고 있다”며 “하지만 전임자들은 모두 트럼프에게 단호하게 쓴소리를 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전·현직 대통령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지난해 트럼프가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전임 대통령들은 모두 트럼프와 나란히 앉는다.

다만 조지 W. 부시는 가족들과 함께 따로 앉을 예정이다.

전·현직 백악관 주인들은 남다른 경험 때문에 특별한 동지애를 형성하는 게 일반적이다.

더글러스 브링클리 라이스대 역사학 교수는 과거의 대통령들은 전임자들과 관계를 구축했다며 “클린턴은 러시아 문제에 조언을 구하기 위해 리처드 닉슨에게 연락했고, 해리 트루먼은 허버트 후버에게 크게 의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임기 개시 후 전임자들과 접촉한 일이 거의 없다.

민주당인 클린턴이나 오바마와는 얘기한 적도 없고, 조지 W. 부시와는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인준 과정에서 얘기를 나눈 적이 있을 뿐이다.

역시 민주당인 카터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백악관 관리에게 보고를 받은 적이 있지만 트럼프와 직접 접촉했는지는 뚜렷하지 않다.

전임 대통령들도 트럼프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AP는 “대통령들 사이의 전통적인 유대감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전임자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트럼프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바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9월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인들이 수년간 부채질해온 분노를 이용하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비판했고, 조지 W. 부시도 지난해 직접 이름을 거명하지 않은 채 “편견이 더 대범해지고 있는 듯하다”라거나 정치가 “음모이론이나 노골적인 조작에 더 취약해진 듯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고인이 된 부시 전 대통령도 지난해 출간된 ‘마지막 공화당원’에서 트럼프를 ‘허풍쟁이’라고 불렀다.

브링클리 교수는 “양 정당의 전임 대통령들이 현직 대통령을 싫어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닉슨 탄핵에 나섰지만 그들 부부가 나란히 닉슨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고 지적하며 모든 정쟁 후에도 대통령의 장례식은 정중한 자리가 되기 마련이라고 논평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는 세계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도 대거 참석한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요르단의 압둘라 2세 왕과 라니아 여왕, 전폴란드 대통령 레흐 바웬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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