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이상 조짐, 실물경제로 급속 확산

By 이 충민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여러 지표에서 이상 징후를 보이던 중국 경제가 실물경제에서도 심상치 않은 조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중국 경제의 불안은 트럼프 정부가 발동한 미중 무역전쟁 영향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3/4분기 경제 통계에서 이미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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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폭락

지난 11일, 세계 증시가 요동친 가운데 중국 증시 역시 큰폭으로 주저앉았다. 중국의 대표적인 주가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22% 폭락한 2,583.46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4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하루장 낙폭으로는 중국 증시가 심하게 요동쳤던 2015년 7월 이후 가장 크다.

이날은 중국 뿐만 아니라 미국과 한국, 일본 증시도 폭락장이었지만 중국 증시는 최근 들어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때 주가가 반토막이 났던 2015년 중국 증시 폭락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최근 계속된 경기 호황으로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기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경우 중국과 금리 격차가 커지면서 대규모 외국 자본 이탈이 일어날 수도 있다. 최근 중국 위안화 가치가 폭락한데 대해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으름장도 중국 경제에 부담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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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냉각

부동상 침체도 깊어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중국에서 주택 매매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성수기인 9월과 10월에도 올해 주택 판매가 침체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주택 판매가 어려워지자 일부 개발업체들이 잔여물량에 대한 할인판매에 나서면서 앞서 제값을 주고 주택을 구매한 사람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중국의 부동산은 급등세를 유지하면서 ‘부동산 불패’ 신화를 써내려갔다. 특히 최근 중국 경제의 거품 문제를 야기한 부동산이 급락세로 돌아설 경우 증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재앙이 닥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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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와 기업이익↓  물가↑

중국의 경제지표는 중국의 투자와 기업이익은 줄고, 소비자 물가만 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중국의 1~8월 고정자산투자액은 41조5천158억위안(약 6천786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율은 시장 예상치인 5.6%를 크게 밑돈 수치다. 관련 통계가 있는 1995년 이후 최저 수준이기도 하다.

고정투자만 줄어든게 아니다. 중국 기업들의 이익도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은 4월 21.9%였던 것이 5월 21.1%, 6월 20%, 7월에는 16.2%로 계속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서민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가는 반면 상승 중이다.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해 같은 달보다 2.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망치 2.1%를 웃도는 수치지만 소비자 물가는 더욱 올라갈 여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