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 찾아주세요”…‘인체의 신비전’ 찾아와 시위 벌인 남성

By 이 충민

최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인체의 신비전’이 다시 논란이 휩싸였다.

재미 화교 황완칭이 “15년 전 중국에서 실종된 동생이 인체표본으로 만들어졌을 수 있다”며 전시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황씨는 미국에서 시드니에 도착하자마자 경찰에 동생 실종 사건을 신고하고, ‘인체의 신비전’에 나온 인체표본에 대해 DNA 검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16 일 호주의 많은 인권단체들이 시드니 ‘인체 전시회(Sydney Human Body Exhibition)’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전시된 인체 표본의 신원을 조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좌측 두번째가 황완칭 씨(Epoch Times)

황완칭 씨의 동생 황슝은 중국에서 파룬궁을 수련했으며,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파룬궁 수련자들을 탄압하면서 지난 2003년 실종됐다.

그해 4월 19일, 황씨는 다급한 목소리로 도움을 청하는 동생의 전화를 받은 후 한번도 동생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 전시회 홍보 사진을 보고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 동생이 거기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동생이 지난 15년간 가족들과 전혀 연락이 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동생은 경찰에 연행된 후 실종됐습니다. 그래서 고문 받고 사망한 후 이런 끔찍한 전시회에 전시되지나 않았을지 걱정되고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호주에서 열린 인체의 신비전 매표소(Melanie Sun/Epoch Times)

황씨의 우려는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파룬궁 탄압이 자행된 지난 19년 동안 중국에서는 최소 4000여 명이 박해로 사망했고, 실종된 파룬궁 수련자는 수백만에 달한다.

특히 중국에서 장기이식 수술의 폭증은 파룬궁 탄압 시기인 1999년과 정확히 맞물려 있어, 파룬궁 수련자들이 생체 장기적출의 피해자일 수 있다는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체의 신비전’에 전시된 인체표본도 같은 시기 파룬궁 탄압의 선봉에 섰던 전 다롄 시장 보시라이(薄熙来)에 의해 다롄시에 세워진 공장에서 만들어졌다가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후 폐쇄됐다.

다른 파룬궁 수련자들과 함께 실종된 동생 사진을 들고 있는 황완칭 씨(가운데)(Epoch Times)
호주 시드니 박물관에서 열린 인체표본 전시회(MICK TSIKASAAP Image)

뉴사우스웨일주 의회의 데이빗 슈브릿지(David Shoebridge) 상원의원은 “중국은 ‘인체의 신비전’에 나온 인체표본들은 주인 없는 시신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다”며 “뉴사우스웨일주에서는 시신을 존중하지 않거나 상업적인 행위를 하면 불법”이라며 황씨를 성원했다.

황씨는 미국의 한 중국어신문 부사장이다. 지난 15년 동안 미국 정부와 의회, 유엔에서 동생을 찾기 위해 도움을 청했던 황씨는 앞으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동생의 행방을 찾아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