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고위급회담 전격 연기…美 “일정 허락시 다시 만날 것”

By 허민 기자

11·6 미국 중간선거 직후인 오는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북미 고위급회담이 전격 연기됐다.

국무부는 이날 ‘북한 당국자들과의 회담’에 대한 헤더 나워트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이번 주 뉴욕에서 잡혔던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 당국자들과의 회담은 나중에 열리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각자의 스케줄이 허락할 때 다시 모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어 “미국은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합의한 약속들을 이행해 가는데 계속해서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무부의 이날 발표는 중간선거 직후 심야시간대인 7일 0시께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국무부는 북미고위급 회담의 취소 사유를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하루 사이에 북미 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5월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북한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BRYAN R. SMITH/AFP/Getty Images)

이번 회담 연기는 지난 8월 24일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계획이 돌연 취소됐던 상황의 ‘데자뷔’를 떠올리게 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5월 24일 “북한 측이 보여준 극도의 분노·공개적 적대감”을 이유로 들어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형태로 정상회담을 전격 무산 통보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지난 2일에도 미국 정부가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경우 다시 핵무기를 만들겠다며 위협한 바 있다.

미국의 소리(VOA) 5일 보도에 따르면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일, 외무성 미국연구소 권정근 소장의 논평을 전문 게재하며 “미국은 과도한 제재와 압박이 비핵화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어리석은 생각을 비웃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계속 선(先) 비핵화·후(後) 제재완화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미국이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병진’이라는 말이 부활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바 있다.

북한이 말하는 ‘병진’이란 2013년 3월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동시에 진행하는 전략적 노선”으로, 다시 말해 병진의 부활은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 노력의 철회를 뜻한다.

다만 이번 경우에는 어느 쪽이 먼저 회담 연기를 요청한 것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