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첫날 잔뜩 겁 먹고 학교 난간에 선 자폐증 소년 구한 소방관

위태로운 난간에 있던 소년이 소방관의 품에 안기자 주변에서는 환호와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옆에서 가슴 졸이며 지켜보던 엄마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들을 반겼다.

스파이더맨이 위험에 빠진 소년을 구하는 영화 같은 장면이 실제로 벌어졌다.

진짜가 아닌 가짜 스파이더맨은 아니지만 그의 활약만큼은 진짜였다.

태국의 한 소방관이 만화영화 속 영웅으로 분장해 8살 자폐증 소년을 구했다.

방콕의 한 특수학교에는 때아닌 소동이 벌어졌다. 등교 첫날 겁을 잔뜩 먹은 자폐증 소년이 건물 3층의 위험한 난간에 올라섰기 때문이었다.

선생님들이 “위험하니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지만 공포에 질린 소년은 꼼짝하도 하지 않았다.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 걸은 소년에게는 이미 어떤 위안과 달램도 통하지 않았다.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영화 맨오브스틸 스틸컷

이때 소년의 어머니는 “아들은 만화영화 캐릭터를 좋아한다”고 말했고, 현장에 출동해 있던 한 소방관이 이 말을 듣고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소방관은 소방서로 돌아가 ‘스파이더맨’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학교로 향했다.

평소 학교 소방훈련 때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려 마련해둔 캐릭터 복장이었다.

스파이더맨 차림으로 학교에 돌아온 소방관은 난간에 위태롭게 앉아 있던 자폐증 소년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AFP=연합뉴스

“스파이더맨이 너를 구하러 왔단다. 이제 어떤 괴물도 너를 공격할 수 없을거야.”

이어 소방관은 “천천히 내게 걸어오렴”이라고 말했다. 자칫 소년이 달리기라도 하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자폐증 소년은 이 말을 듣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걸음을 옮겨 ’스파이더맨’의 품에 안겼다.

아이 마음을 헤아린 소방관의 활약에 현지에서는 “진짜 영웅”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