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안전 위해 총 쏘지 않고 싸우다가 순직한 프랑스 특수부대원들

By 남창희

“알랭은 해야 할 일을 했다. 특수부대원은 아들의 천직이었다.”

무장세력에 납치된 인질을 구출하다 숨진 프랑스 특수부대원의 아버지가 젊은 나이에 순직한 아들을 애도했다.

지난 9일 밤부터 10일 새벽 사이,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는 프랑스 특수부대의 인질구출 작전이 실행됐다.

작전에 투입된 부대는 프랑스 해병최정예 특수부대의 하나인 위베르 특공대.

알랭 베르통셀로 상사(28)와 세드리크 드 피에르퐁 상사(33) 등 특공대는 총을 쏘지 않고 테러리스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구출된 인질들이 부르키나파소 대통령(사진 가운데)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합참에 따르면 두 군인은 무장세력 근거지를 은밀히 침투하는 데 성공했지만, 불과 인질들을 10여m 남겨둔 곳에서 발각됐다.

두 사람은 인질의 안전을 고려해 사격을 하지 않고 테러리스트들을 진압하려다가 근접사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이들의 희생은 헛되지 않았다. 프랑스군은 테러리스트들을 진압하고 총 4명의 인질을 무사히 구조해냈다.

숨진 두 군인 중 한 명인 알랭 상사의 아버지 장뤼크 베르통셀로 씨는 11일 프랑스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애써 슬픔을 억눌렀다.

베르통셀로 씨는 “아들의 삶은 이렇게 안 좋게 끝났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임무를 완수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프랑스 국방부 합동브리핑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군 정신을 사랑했던 아들에게 중요했던 것은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순직한 알랭 상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8세에 프랑스 해군에 입대해 여러 비밀작전에 참여하다가 2012년 최정예 위베르 특공대에 합류했다.

그 사이 수많은 테러리스트들을 진압하고 인질을 구출하는 등 혁혁한 공로를 세웠으며 올해 4월부터는 분대장을 맡게 됐다.

한편, 프랑스는 오는 14일 순직한 두 군인을 위한 대대적인 추모행사를 파리 중심가에서 거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