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농수산물’이 3천만명 관광객 입으로 들어가고 있다”

By 김연진

지난 11일 세계무역기구(WTO)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된 논쟁에서 사실상 한국 측에 손을 들어준 직후,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은 이렇게 말했다.

“진정으로 유감이다. 한국 측에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처의 철폐를 계속 요구할 것”

어떻게든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한국에 수출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정부는 WTO의 판정을 크게 환영했다.

우리 측은 “이번 판정으로 우리의 현행 수입 규제 조치는 변함없이 그대로 유지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 8개 현의 모든 수산물은 앞으로도 수입이 금지된다”고 덧붙였다.

후쿠시마 원전 / 연합뉴스

우리 국민들은 안심했다.

원전 사고로 방사능 오염의 위험이 있는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식탁에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는 다시 잠잠해졌다.

하지만 단순히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수입 금지’됐다고 하더라도, 안심할 수 있을까?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한국에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일본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들은 무방비 상태로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에 노출된다.

이러한 문제를 지난 19일 머니투데이가 지적했다.

연합뉴스

매체는 “‘후쿠시마산 먹방’ 아베, 日도 등돌렸다”라는 제목과 함께 아베 정부의 행보를 지적하며 후쿠시마산 먹거리의 위험성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인들조차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먹기를 꺼리면서, 이 물량이 일본의 호텔이나 레스토랑 등의 사업장으로 공급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먹으면서 원전 사고를 당한 피해 지역을 되살리겠다는 취지로, 혹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납품을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매체는 지난 2015년 이전 후쿠시마산 식품을 사용하는 업장이 70%까지 달했다가, 2015년께 37%까지 줄어들었지만 다시 최근 50%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일본 내 업체들이 사용하는 후쿠시마산 식품은 일본을 방문하는 연 3천만명의 관광객들의 입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수돗물 마시기 행사가 진행 중이다 / fnn-news

실제로 일본에서는 ‘먹어서 응원하자!(食べて応援しよう!)’라는 캠페인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진행 중이다.

“이제 후쿠시마는 안전해요! 우리 모두 도웁시다!”

후쿠시마산 식품 소비를 장려하면서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후쿠시마와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도 후쿠시마산 식품을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 전역에 이 식품들이 퍼져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또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을 짜고 있다.

이렇듯 아무리 후쿠시마산 식품의 수입이 금지됐다고 하더라도, 일본산 방사능의 위험은 언제나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