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뜨는 ‘슈퍼 울프 블러드문’ …‘흉조’일까 ‘우주쇼’일까

거대한 핏빛 달이 뜬다. 오는 21일(미국 기준) 슈퍼문, 울프문, 블러드문 이 3가지 천문현상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특별한 우주쇼가 펼쳐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슈퍼문’이란 달이 지구를 공전하면서 지구와 가장 가까워질 때 크고 밝게 보이는 현상이다. 달의 공전 궤도를 보면 달과 지구의 거리는 일정하지 않아 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가를 반복한다. 그중 달이 지구와 가장 가까이 있을 때와 보름달이 겹쳐 평소보다 더 크고 더 밝게 보이는 현상이 슈퍼문이다. 슈퍼문은 일반 보름달보다 약 14% 정도 더 크고 30% 정도 더 밝다

눈부시고 신비롭지만 슈퍼문이 뜨면 대재앙이 일어난다는 미신을 믿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2005년 발생한 인도네시아 쓰나미와 1974년 호주의 사이클론 또, 2011년 일본의 규모 9.0 강진이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를 내고 난 후 슈퍼문이 떴다. 슈퍼문이 뜰 때 달이 지구와 가까워지면서 조수간만의 차가 커지는 현상 때문에 슈퍼문 대재앙설은 더 지지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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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문’은 미국에서 새해 처음 뜨는 보름달을 일컫는 말이다. 이름의 유래에 대해선 아메리카 인디언 또는 앵글로 색슨 문화에서 비롯된 설이 유력한데, 1월이면 배고픈 늑대들이 마을로 내려와 자주 울었고, 이 늑대가 머리를 들고 우는 것을 달을 향해 울부짖는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한다.

헐리우드 영화나 서구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늑대인간은 보름달이 뜨면 늑대로 변해 사람을 해친다. 미국의 정신의학자 아널드 리버 박사는 1970년대에 보름달이 뜨면 실제로 범죄율이 증가한다는 연구를 한 바 있다. 리버 박사는 인간의 공격성향이 달의 공전주기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며 “인체의 80%는 수분인데 이는 지구 표면의 해양면적 비율과 비슷하다. 달의 인력이 바닷물에 조석과 간만의 차를 일으키듯, 인체에도 일정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인간도 달에 의해 생리적인 조석·간만의 현상을 겪는다”고 주장했다.

NASA

개기월식 때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져 붉게 보이는 현상이 바로 ‘블러드문’이다. 이때 달은 태양빛을 완전히 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태양 빛 중 파장이 긴 붉은 빛만 지구를 거쳐서 받게 되기 때문에 붉게 보인다.

피처럼 붉은 블러드문은 그 묘한 색깔과 희귀성 때문인지 예부터 흉조를 상징했다. 그리스 신화에선 붉은 달이 뜨는 밤이면 하계를 다스리고 주술을 관장하는 여신 헤카테가 저승의 개와 함께 나타나 핏빛 저주를 뿌린다고 했고 어떤 고대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용이 달을 삼키려고 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도가에서는 붉은 달을 하늘의 재난이 임박한 것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이렇듯 재앙의 징조로 여겨지는 3대 달이 한 날 동시에 뜨는 데도 이 특별한 달을 구경하려고 벼르는 사람들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오는 20일 늦은 밤부터 21일 새벽까지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중앙 태평양지역에서 ‘슈퍼 울프 블러드문’을 62분 동안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동부 표준시로 20일 오후 11시 41분부터  21일 오전 12시 43분까지다. 하이라이트는 21일 오전 12시 13분으로 예측됐다. 미국에서는 전역에서 볼 수 있지만, 아쉽게도 한국과 아시아 지역에서는 육안 관찰이 어렵다고 한다.

이 희귀한 천문현상은 이번 세기에 28번 만 관찰 가능하다. 세기의 우주쇼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NASA TV를 통해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으니, 기회를 놓치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