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이전 계획에 하소연한 조각가

By 정 경환

박원순 시장의 광화문 거리 조성 사업에 이순신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의 이전 계획이 발표되자 많은 논란이 일었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의 동상을 광화문 변두리로 옮기는 건 옳지 않다는 의견뿐만 아니라 지하에 건립된 기념 전시관 이전 문제 등도 발생된다는 점에서 좀 더 세심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조선일보는 세종대왕 동상을 조각한 김영원(72) 전 홍익대 미술대학장을 만나 동상 이전에 대한 심경을 들어봤다.

그는 “광화문의 세종대왕 동상을 다른 데로 옮기면 흉물이 될 겁니다. 그러면 제가 무슨 낯으로 살지…”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사진: 서울시 광화문 광장 변경 구조도

김 전 학장은 “세종대왕이 지금은 남향이라 해가 떠 있는 동안 명암이 잘 맞아요. 자상하면서도 웅장한 모습으로 시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세종문화회관 옆, 동향으로 틀어버리면 맑은 날에는 빛이 과하고, 정오를 지나가면 역광으로 시커멓게 보일 겁니다. 그런 흉한 모습을 국민과 마주하게 한다면 불손한 일입니다”라고 덧붙였다.

2009년 세종대왕 동상 제작 완성을 앞둔 당시 김영원 교수

한편 지난달 28일 서울 건축포럼 주관 토크쇼에서 승효상 국가건축정책 위원장은 “(공모전 설계안)심사위원 사이에서 이순신 장군 동상은 50년 이상 존치됐으니 존중하는 게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고, 세종대왕 동상은 세울 때부터 논란이 됐으니 이전을 검토할 만하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