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위해 일찍 귀가하다 화재 발견하고 ‘맨몸’ 진화작업에 나선 소방관들

By 김 수진 객원기자

퇴근길이던 소방대원들이 근처 상가에서 불이 나자 사복 입은 채 불을 끄고 주변 주민들을 대피시켜 화제다.

어제(9일) 인천 중부소방서에 따르면 화재는 오후 8시 11분 동구 송현동 열쇠집에서 발생했다.

15평 남짓한 작은 가게에서 시작된 불은 옆에 붙은 8층 상가건물로 번질 기세였다.

당시 상가건물에는 100여 명이 PC방 노래방 당구장 독서실에 있어 불이 번지면 대형 인명피해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사진 왼편 파란 패딩을 입은 사람이 사복차림의 소방관 /제공=인천 중부소방서

이때 퇴근길이던 중부소방서 송현안전센터 정기영 소방위가 화재 현장을 보게 됐다.

정 소방위는 9일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태어난 지 한 달 된 막내딸을 보려고 집에 가는 길이었어요. 시민들 몇 명이 한 곳을 쳐다보고 있어 ‘무슨 일이지?’하며 쳐다보니 불이 번지기 직전이었어요”라고 말했다.

꽤 규모 있는 옆 건물에 소화전이 있을 것 같았다는 정 소방위는 곧바로 진화 작업에 나섰다.

건물 1층 소화전에서 소방호스를 꺼내 진화작업을 하면서 행인들에겐 신고 전화를 부탁했다. 또 같은 센터 동료들에게 지원 요청 전화도 했다.

마침 근처 식당에서 밥 먹던 동료들이 입던 옷 그대로 한걸음에 달려와 진화 작업에 동참했다.

사진 왼편 파란 패딩을 입은 사람이 사복차림의 소방관 /제공=인천 중부소방서

몇몇은 옆 건물로 올라가 창문을 깨고 물을 뿌리며 화재 확산을 막았고 나머지 대원들은 상가를 돌며 사람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고 대피시켰다.

이어 신고받고 출동한 중부소방서 대원들이 합세해 화재는 15분 만인 오후 8시 26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다행히 큰불로 번지지 않았고 열쇠집 주인(81∙여)만 발등에 열상을 입었을 뿐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퇴근길에 갑작스럽게 달려왔기에 ‘작전 회의’는 없었으나 대원들의 호흡은 완벽했다.

정 소방위는 “임무 부여 없이도 각자 할 일을 찾아 빠르게 움직였던 게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