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g’ 국내 최소미숙아 사랑이가 만들어낸 ‘생명의 기적’

By 양은희 기자

지난 1월 말, 서울아산병원에서 국내에서 가장 작은 아이가 태어났다.

출생 당시 체중 302g, 키 21.5㎝로, 손가락 하나, 발가락 하나를 잡기조차 어려울 정도. 이 아이의 이름은 이사랑, 생명의 기적을 만들어 낼 확률은 단 1% 미만이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처럼 초미숙아로 태어난 사랑이가 5개월여(169일)의 신생아 집중치료를 견디고 12일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밝혔다.

사랑이 엄마는 인공수정으로 임신한 후 임신중독증으로 6개월 만에 제왕절개로 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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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몸무게가 1㎏ 미만으로 태어나는 미숙아들은 호흡기계, 신경계, 위장관계, 면역계 등 신체 모든 장기가 미성숙한 상태다.

때문에 출생 직후부터 각종 미숙아 합병증을 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몸집이 너무 작아 채혈이나 수술은 물론 주삿바늘도 사용할 수 없다. 당연히 투석기나 심폐보조기와 같은 의료 장비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다.

사랑이의 경우 허파꽈리가 완전히 생성되기도 전인 24주 만에 태어나 출생 직후 소생술을 통해 겨우 심장이 뛸 수 있었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신생아팀은 그동안 쌓아 온 미숙아 치료의 경험과 노하우로 생존 확률이 1%도 채 되지 않는 사랑이의 생존을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미숙아 괴사성 장염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모유수유라는 말에 사랑이 엄마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모유를 유축했으며, 아빠가 매일 병원으로 모유를 가지고 와 사랑이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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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사랑이는 미숙아 괴사성 장염이 발병하지 않을 수 있었고, 600g 정도까지 자랐을 무렵에는 인공호흡기를 떼고 적은 양의 산소만으로도 자발적인 호흡이 가능해졌다.

그처럼 수많은 위기 상황을 극복해내며 사랑이는 어느덧 3㎏으로 건강하게 성장했다.

사랑이 엄마 이인선(42)씨는 “사랑이는 남편의 생일에 운명처럼 찾아온 아이인 데다 오랜 기다림 끝에 얻게 된 첫 아이여서 가족 모두가 단 한 순간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면서 “사랑이의 아빠, 엄마가 돼 사랑이를 보살펴준 중환자실 의료진이 너무 고맙다”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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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서 한 해에 태어나는 1.5㎏ 미만 극소저체중미숙아 수는 3천여명에 달한다. 이는 20여 년 전 약 천 명에 불과하던 것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정의석 교수는 “한 뼘도 되지 않는 사랑이를 처음 보았을 때 그 작은 아이가 가쁜 숨을 내쉬는 모습을 보니 그저 살리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며 “위기 상황 때마다 사랑이 스스로 극복해내는 것을 보면서 생명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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