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관람 문화: 공연중 우는 아이, 어떻게 대해야 하나

‘저출산 시대, 태어난 게 예술이니 날 말리지 마’라는 홍보 멘트가 눈길을 끄는 이색적인 공연 ‘키즈 웰컴 콘서트’가  31일 오전 11시 30분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렸습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떠들고 뛰어놀며 클래식까지 즐길 수 있는 이번 공연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경청하는 클래식 공연을 아이들이 보다 즐겁고 친숙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역발상 콘서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입장료 책정부터 파격적인데 일반인의 입장료는 1만 원이지만 영유아를 동반하거나 다자녀 부모, 임산부는 1000원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

아기와 함께 공연을 보러 온 엄마의 환한 웃음이 싱그럽다.
아기와 함께 공연을 보러 온 엄마의 환한 웃음이 싱그럽다.

생명의 탄생은 최고의 예술이니 아이가 울면 좀 어떠냐는 부산시의 관용이 홍보 문구와 관람 주의 사항에서 두드러집니다. ‘우는 아이에게 눈치 주거나 혼내면 환불 없이 퇴장당할 수도 있다’는 관람 주의 사항이 재미있습니다.

핸드폰을 하며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아빠와 두 아들
핸드폰을 하며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아빠와 두 아들

부산시가 이 같은 파격적 클래식 공연을 기획한 것은 영·유아를 키우는 주부들의 온라인 모임인 ‘맘 카페’ 회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서 입니다. 아이와 함께 클래식 공연을 즐기고 싶다는 주부들의 건의를 전격 받아들인 것입니다.

콘서트에 깜짝 출현해 엄마와 공연을 보러 온 아기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서병수 부산시장(부산문화회관 제공)
콘서트에 깜짝 출현해 엄마와 공연을 보러 온 아기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서병수 부산시장(부산문화회관 제공)

‘키즈 웰컴 콘서트’는 부산시립교향악단(지휘 김광현)이 연주를 맡고 소프라노 박하나, 테너 정의근이 출연했습니다. 공연은 합창 대회를 준비하면서 클래식 음악이 어렵다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통해 상상하는 음악을 소개해 주고 배워보는 스토리로 진행됐습니다.

네 자녀를 모두 데리고 공연장에 온 박혜미 씨는 “오늘 아이들과 클래식 공연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왔습니다. 평소에는 기회가 없었는데 처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와서 너무 좋아요. 떠들면서 볼 수 있다고 하니 부담이 없었어요. 아이들과 함께 공감하며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폭이 넓어질 것 같아요”라며 활짝 웃습니다.

네 자녀를 데리고 공연장에 온 박혜미(중앙) 씨는 이번처럼 특별한 공연은 처음 와봤다고 했다.
네 자녀를 데리고 공연장에 온 박혜미(중앙) 씨는 이번처럼 특별한 공연은 처음 와봤다고 했다.

공연 휴식시간에 커피를 마시던 박민영 씨는 “오늘 행사가 아이와 함께 공연을 볼 수 있게 기획한 자체가 좋았고 무척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결혼하고 사회생활과 문화생활에 단절됐었는데 공연이 시작되고 노래가 나오자 와! 살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진짜 좋았어요. 아기들이 클래식은 모르지만 북소리 등은 아니까 어릴 때부터 클래식을 가깝게 느끼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라며 행복해했습니다.

"공연을 보러오니 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행복해하는 박민영 씨(오른쪽)
“공연을 보러오니 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행복해하는 박민영 씨(오른쪽)

아기(4개월)를 데리고 친정어머니와 공연을 보러 나온 김채윤(여, 38세)씨는 “갓난아기와 함께 들을 수 있는 음악회가 없어요. 어린이 뮤지컬 말고는 엄마도 즐길 수 있는 무대가 없는데 이런 좋은 자리가 마련되어 무척 반가웠어요. CD나 오디오가 아닌 실제 악기를 보고 생음악으로 들으니 아이들의 두뇌발달에도 좋을 것 같아요”라며 이런 유익한 음악회가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합니다.

공연을 본 시민들이 “와! 살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 공연”이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주최한 부산시와 시민들이 한층 가까워 진 것 같습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문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부모들의 바람도 많이 채워졌다는 느낌이 드는 공연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부산시가 이같이 따뜻하고 참신한 기획력과 다양한 행사로 더욱 문화의 꽃을 피우기를 기대해봅니다.

부산에서 에포크 타임스 코리아  이상숙, 김현진, 공영자 기자 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