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직전까지 암 환자 돌본 ‘위암 4기’ 의사

By 이 충민

자신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다른 암 환자를 돌보다 세상을 떠난 의사가 있었다.

고려대학교 레지던트였던 고(故) 정우철 씨는 2016년 당시 위암 4기 판정을 받은 34살 외과의사였다.

그는 병원에서 밀려드는 암 환자들에게 충분한 시간과 관심을 쏟으며 암의 증상과 치료 방향에 대해 상담을 해줬다. 자신이 위암을 겪고 있기 때문에 남일 같지 않아 더욱 진심을 다해 상담해 줄 수 있었던 것.

그는 평소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의사이긴 하지만 (암 환자 모임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었습니다. 도움을 받은 만큼 저도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정 씨의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남편이 항상 그 이야기를 했어요. 병원에 가면 교수님들은 너무 바쁘기 때문에 30초에서 1분밖에 설명을 못해주는데 그것만으로는 환자들이 정확하게 자신의 병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환자를 위한 그의 열정도 암의 진행을 막을 순 없었다. 정씨는 어느 날 고통으로 도저히 진료를 보지 못하기 시작했고 결국 자신도 입원하고 말았다.

그동안 아빠의 상태를 알지 못한 채 미국에 있던 아들도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빠의 수척해진 얼굴을 본 아들은 “아빠가 나았으면 좋겠어”라며 간절한 소망을 드러냈고, 정씨는 “아빠는 우리 아들이 원하는 직업 가지고 그렇게 잘 살았으면 좋겠어”라고 당부했다.

그러자 아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빠 저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날이 아들에게는 아빠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정씨는 다음 날 세상을 떠났다.

아내는 환자들에게 훌륭한 의사이자 가정에서 성실한 가장이었던 정씨를 보내며 오열했다.

“잘 가, 사랑해” “잘 가!”

(이미지=KBS 스페셜 ‘앎’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