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왕 카네기가 후계자로 청소부 출신 인물을 택한 이유

By 박 형준 인턴기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재벌 2, 3세들의 ‘갑질’ 사건, 그리고 한 순간의 성공에 도취된 채 무분별한 행동을 일삼는 ‘스타’들의 소식으로 피로한 요즘이다.

유명인들이 보이는 추태는 우리로 하여금 이 사회에 과연 희망이 남아 있는지에 대해 자문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진흙탕 같은 세상 속에서도 아직까지 연꽃의 향기를 간직한 사람들이 있다.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 성공의 궤도에 오른 사람들. 과거와 전혀 다른 삶을 누리게 됐지만, 비참했던 과거를 잊지 않고 인생의 지혜를 부단히 쌓아온 사람들. 우리에게 온기를 전해주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Frazer Harrison/Getty Images

▲ “이런 날을 늘 꿈꿔왔다.” ― 올리비아 콜먼, 제91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

지난 2월2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러스 돌비극장에서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개최됐다.

화려한 축제 속에서 주목을 받은 배우는 단연 올리비아 콜먼. 영화 <더 페이보릿 : 여왕의 여자>에서 열연한 그녀는 <더 와이프>의 글렌 클로스, <스타 이즈 본>의 레이디 가가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당당하게 여우주연상을 들어올렸다.

과거 이런저런 직업을 전전하는 와중에도 결코 희망을 놓지 않았다는 콜먼. “언제나 이런 날을 꿈꿔왔다”는 그녀를 향해 전 세계의 팬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ANTHONY WALLACE/AFP/Getty Images

▲ ‘아시아 최대 갑부’, ‘아시아의 워렌 버핏’ ―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자산 30조원을 보유.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부자’에 선정된 청쿵그룹의 리카싱 회장.

중국 광둥성에서 태어나 중일 전쟁을 겪은 리카싱은 이후 홍콩으로 이주, 작은 시계상점의 청소부로 일하며 가장의 역할까지 짊어졌다.

이후 플라스틱 공장에 취직해 하루 16시간 동안 일하는 등 모진 노력 끝에 종잣돈을 모았고, 22세에 차린 회사 또한 피와 눈물을 토대로 마침내 성공 궤도에 올랐다.

플라스틱 조화 시장에서 이른바 ‘치고 빠지며’ 큰 돈을 번 리카싱은 홍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틈을 노려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그가 맨손으로 일군 청쿵그룹은 홍콩 내 7만여 채의 빌딩과 아파트를 소유한 큰 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아흔의 나이로 은퇴한 리커싱은 ‘성실함의 교과서’라고 평가 받으며 여러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 있다.

Wikipedia | Theodore Christopher Marceau

▲ ‘심부름꾼 소년에서 슈퍼리치로’, ‘강철 왕’ – 앤드류 카네기

철강 기업의 신화를 일군 ‘강철 왕’ 앤드류 카네기가 은퇴를 앞둔 무렵이었다.

기업 내에 탁월하고 쟁쟁한 인물이 많았던 만큼, 카네기의 후계자가 누가 될지 세계의 이목이 쏠린 상황이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카네기는 파격적인 인물을 소개했다. 자신의 비서였던 인물, ‘쉬브’라는 이름의 직원이었다.

카네기의 발표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했으며, 회사에서는 청소부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네기는 단번에 못을 박았다. 이런 말이었다. “좋은 대학을 나온 유능한 사람은 많지만 성실함과 책임감을 가진 사람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카네기는 쉬브의 성실함과 근면한 태도를 눈여겨봤고, 시간이 흘러 그에게 회사를 맡기기로 결심한 것이다.

노력, 성실함, 그리고 꿈을 가지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비단 만화에서만 볼 수 있는 대사가 아니다. 불우한 시절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신화’를 일궈낸 사람들, 삶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에서 우리는 겸손함과 지혜를 배울 수 있다. 흉흉하고 억울한 우리의 세상, 하지만 그곳에서 유유히 피어 있는 한 줄기 희망 속에는, 여전히 온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