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때린 남학생과 마주친 아버지가 한 행동

By 이 충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단톡방에 올라온 글’이라는 제목으로 한 아버지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이 아버지는 이날 퇴근길에 어떤 낯선 남학생에게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그는 반갑게 인사하는 학생을 보고 처음에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그 학생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옛일이 떠올랐다고 한다.

당시는 이 아버지의 딸이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어느날 딸은 학교에서 가기 싫다며 같은반 남학생이 자기를 계속 때린다고 말했다.

자기 자식이 괴롭힘을 당한다는 사실에 이 아버지도 여느 부모처럼 학교로 달려가 딸아이가 당한 만큼 앙갚음을 해주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몹시 흥분한 상태로 학교로 달려간 그는 교실 문 앞으로 나온 한 남자아이와 담임교사를 만났다. 아이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고 잔뜩 겁 먹은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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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학교로 가기 전 담임교사와의 통화에서 이 아이의 딱한 사정을 듣긴 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란 조손가정 아이였던 것. 당시는 괘씸하다는 생각이 앞서 ‘그러거나 말거나’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잔뜩 겁먹은 아이의 눈망울을 보니 마음이 녹아내렸다.

아버지는 아이에게 말했다.

“참 많이 외로웠겠구나. 그래도 남자가 여자 때리는 건 못난 행동이야. 앞으로는 사이좋게 잘 지내라.” 그리고 쪼그려 앉아 아이를 꼭 껴안아주었다. 그러자 아이도 ‘아빠’를 껴안듯 끌어안고는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그날부터 남자 아이의 행동은 달라졌고 딸도 더 이상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수년 만에 만난 이 남학생은 16일 이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저씨가 저 초등학교 5학년 때 절 따뜻하게 안아주셨어요.”

이 남학생은 어릴 때 두려움에 떨었던 자신을 따뜻하게 용서해준 한 아저씨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도 그 아저씨처럼 평생 관용을 베풀며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