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의 숫자에 담긴 중국 ‘전통문화’의 신비

과학에서 숫자의 기능은 치밀하고 엄격한 계산을 위해 사용한다. 하지만 중국 전통문화에서 숫자는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0. 무극(無極)

0은 무극이다. 무극은 끝이 없고 다함도 없는 것이다. ‘장자・소요유(莊子・逍遙遊)’에서는 “말을 하는 것이 오히려 두려운 바가 무극이다”라고 했고, ‘순자 수신(荀子・修身)’에는 “무궁한 것을 추구하고, 끝없는 것을 추구하려 한다면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잘려도 결코 이르지 못한다”고 풀이했다.

고대 철학에서 무극은 만물을 파생시킨 본체(本體)라고 했다. 맛, 냄새, 색이 없고, 시작도 끝도 없으며, 마땅히 가리킬 이름도 없는 것이 무극이다. ‘노자・제28장(老子・第二十八章)’에는 “천하의 법식이 되니 항상 그 덕이 어긋나지 않아 무한으로 되돌아간다”라는 말이 있다.

1. 태극(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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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해자(說文解字)’에 “1은 태초의 시작이며, 도(道)는 하나이다. 1은 천지를 만들고 나누며, 만물을 이루었다”고 하며, 고대인들은 1은 숫자의 시작이자 세상의 근원이며, 만물을 이루는 기본 요소라 여겼다. ‘주역・계사상(周易・繫辭上)’에서 “태극은 양의(兩儀)를 낳는다”고 했으니, 우주는 무극이 태극으로 변한 것이며, 이 과정에서 만물이 생겼음을 말하는 것이다.

고대 중국 철학은 1을 무척 귀하게 여긴다. 고대 중국 초기 철학자 중 한 사람인 노자는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해 숫자를 사용했는데, ‘노자(老子)’ 제49장에 따르면, “도(道)가 1을 낳았고, 1은 2를 낳았으며, 2는 3을 낳았고, 3은 만물을 낳았다”고 한다. 천지는 도에서 비롯됐으며, 만물은 1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2. 양의(兩儀), 음양(陰陽)

‘설문해자’에 “2는 땅의 수”라고 적혀 있다. ‘한서・율력지(漢書・律曆志)’에도 “땅의 수는 2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주역・계사하(周易・繫辭下)’에는 “땅의 수는 2이며, 2는 짝을 이룬다”는 말이 있는데, 중국 고대 사람들의 숫자 2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는 인용문이 많이 있다. ‘여씨춘추・대악(呂氏春秋・大樂)’에는 “커다란 1이 양의를 낳았고, 양의에서 음양이 만들어졌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양의란 양기와 음기를 합쳐 부르는 말로, 공통으로 존재하지만 서로 대립하는 속성을 가리킨다. 양과 음의 상반된 기운은 사물을 낳고, 화합을 통해 방전과 변화를 이루는 원천이기도 하다.

3. 삼재(三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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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재란 하늘, 땅, 사람을 가리킨다. 유가경전인 ‘역경(易經)’의 부호 체계는 3과 그 배수인 6을 바탕으로 한다. ‘역・설괘(易・說卦)’에는 “하늘을 세우는 도(道)는 음과 양이다. 땅을 세우는 도는 부드러움과 강함이다. 사람을 세우는 도는 어짊과 의리이다. 따라서 ‘역’에서는 삼재와 양의를 아우르면 육통(六通)과 괘(卦)를 이룬다”고 했다. 삼재(하늘, 땅, 사람)는 모두 상반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데, 역의 부호인 괘의 중앙은 자연 현상과 사람의 일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삼재와 양의를 아우른다”는 말은 “괘는 양효와 음효를 배합하여 이루어지며, 3개의 효로써 하나의 괘가 된다”는 것이다.

4. 사상(四象)

중국 전통문화에서 사상(四象)은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 신령스러운 4가지 동물을 가리키며, 동서남북 네 방향을 뜻하기도 한다. 이는 별에 대한 신앙에서 비롯된 것으로, 고대에는 하늘의 별자리를 28곳으로 나눴다. 그러나 나중에 다시 4곳으로 나눴고, 각 방위를 4마리의 신령스러운 동물이 지킨다고 했는데, 이를 사상(四象) 또는 사신(四神)이나 사령(四靈)이라고 부른다.

5. 오행(五行)

‘설문해자’에 이르기를 “오행은 음양이 천지를 종횡으로 교차하는 것”이라고 했다. ‘상서・홍범(尚書・洪範)’에 따르면 “오행이란 1은 물, 2는 불, 3은 나무, 4는 금속, 5는 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역사학자 유절의 연구에 의하면, “‘홍범’은 전국시대 말기에 나타났는데, 당시 음양가의 대표적 인물인 추연은 오행과 음양을 설명하고 있다. 해와 달 그리고 별, 건곤(乾坤) 팔괘의 조합이 발전하여 오행설이 됐으며, 이는 천문학, 역법, 의학 등 여러 분야에 유입돼 한(漢)나라 때 성행했으며, 이에 따라 오행설은 더욱 신비롭게 됐다”고 한다.

6. 육합(六合)

육합은 동서남북에 상하 또는 천지를 더해 이르는 말이다. 곧 천지 사방은 천하 또는 우주를 뜻한다. 다르게는 시간이나 달을 구분하는 개념으로, 길한 날이나 좋은 시간을 택하는 기준으로 사용됐다. 십이지(十二支)가 서로 부딪치면 충이라 하여 이롭지 않고, 합하면 길하다고 본다. 즉 자축(子丑), 인해(寅亥), 묘술(卯戌), 진유(辰酉), 사신(巳申), 오미(午未) 등은 서로 합하며, 이를 육합이라고 한다.

예부터 사람들은 6을 순리(順理)를 상징하는 숫자로 여겼다. ‘역경’을 보면 곤괘(坤卦)는 3개의 음효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는데, 3효가 중첩되면 순음인 곤위지괘(坤爲地卦)가 된다. ‘곤전(坤傳)’에는 “곤은 땅을 가리키며, 또한 순조롭다는 뜻”이라는 말이 있고, “설괘전(說卦傳)”에는 “곤이란 순조로움이다. 곤괘가 중첩된 6효가 이룬 괘 또한 순리를 뜻하며, 이른바 66을 크게 길하다고 하는 것이다.

7. 칠성(七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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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은 중국 전통문화, 즉 북두칠성의 28개 별자리 가운데 천강(天罡, 북두성)을 가리킨다. 북두칠성은 천선(天璇)을 따라 천추(天樞)를 지나 직선으로 뻗어 있으며, 대략 5배 정도 연장된다. 이를 따라가면 밝기가 북두칠성과 비슷한 별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북극성이다.

북두칠성은 계절이나 시간과 관계없이 언제나 같은 위치에 있다. 그래서 고대인들은 어둠이 내리면 북두칠성의 손잡이 부분을 기준으로 계절을 알았다. 손잡이가 동쪽을 가리키면 봄이고, 손잡이가 남쪽을 가리키면 여름, 손잡이가 서쪽을 가리키며 가을, 손잡이가 북쪽을 가리키면 겨울이다.

8. 팔괘(八卦)

‘역경’에 따르면, 팔괘는 태호복희씨(太昊伏羲氏)가 만들었다고 한다. 건(乾:)·태(兌:)·이(離:)·진(震:)·손(巽:·감(坎:)·간(艮:)·곤(坤:)의 팔괘는 자신과 만물을 변화시키는 음양의 기운을 나타낸 것이다. 이어진[一] 것은 양, 끊어진[- -] 것은 음을 뜻한다. 이를 효(爻)라 하고, 3개의 효가 하나의 괘를 이룬다. 음효와 양효의 조합은 모두 8가지로 팔괘가 된다.

9. 구궁(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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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궁은 고대 천문학에서 하늘을 ‘우물 정(井)’ 자 모양으로 구분한 것으로, 팔괘를 바탕으로 한 건궁(幹宮), 감궁(坎), 간궁(艮), 진궁(震), 손궁(巽), 이궁(離宮), 곤궁(坤), 태궁(兌宮)에 중궁(中)을 더한 것이다. 이 가운데 건, 감, 간, 진은 양이고 손, 이, 곤, 태는 음이며 중궁을 더해 모두 9개가 된다. 중국 고대 방술인 기문둔갑에서 구궁은 대지를 가리키며 하늘, 땅, 사람과 사반(四盤)으로 구분하는데, 사반 가운데 지반(地盤)은 고정적이며, 좌산(坐山)이라 한다.

구궁의 용도는 다양하다. 한(漢)나라 때는 구궁점, 구궁술, 구궁산, 구궁팔풍, 태일하행구궁, 태일단 등 점술을 비롯하여 계산, 의학, 건축 등에도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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