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쇼 역사상 ‘최고의 장면’ 남기고 떠난 사람

By 이 충민

과거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 벌어졌을 당시 본인의 재산을 전부 털어 유대인 아이들을 구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니콜라스 윈턴’. 당시 29살의 영국인 은행원이었다.

1939년 당시 윈턴은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 나치에 점령당한 체코 프라하에서 유대인 아이들을 기차에 태워 탈출시키는 작전을 벌였다.

윈턴과 그가 구한 아이(BBC)

당시 나치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사비로 뇌물을 제공하며 유대인 아이들을 기차로 실어 영국으로 입양 보냈다.

그의 도움을 받았던 난민캠프의 유대인 어린이 수만 669명.

나치의 대학살 이후 50여 년이 지나서 그의 아내가 관련 서류를 발견하면서 그의 선행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그의 아내도 관련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아내가 다락방에서 발견한 아이들의 신상을 기록해놓은 스크랩북(BBC)

이후 그는 선행이 알려지면서 1988년 ‘That’s Life’라는 TV쇼에 초대를 받았다.

이미 나이가 많이 들어 노인이 된 윈턴은 사회자의 말을 경청하던 중에 깜짝 놀란다.

“당신의 옆에 앉은 여성이 바로 당신이 나치로부터 구해주었던 사람입니다.”

That’s Life 캡처

방청석 옆에 앉은 사람이 바로 윈턴이 구했던 아이 중 한 명이었던 것이다!

윈턴은 그녀가 잘 살아 있다는 사실에 감동받고 기뻐했다.

그런데 그런 윈턴을 보며 사회자가 다시 말했다.

“이 자리에 윈턴 씨에 의해 구출된 사람이 있다면 일어나주시겠어요?”

That’s Life 캡처

그러자 방청객들이 전부 일어섰다. 사실 주변에 앉았던 방청객 모두가 그가 당시 구했던 아이들이었던 것이다.

윈턴은 깜짝 놀랐고 결국 감동해 눈물을 쏟고 말았다.

That’s Life 캡처

그가 구해냈던 669명 아이가 결혼해 아이를 낳고 가족을 꾸린 후 지금은 약 6천 명의 후손이 생겼다.

그가 50년간 입을 열지 않았던 이유도 뒤늦게 밝혀졌다. 바로 자신이 마지막으로 보낸 9번째 기차에 탄 250명의 아이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이 마지막  열차는 1939년 2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영국에 당도하지 못했다. 그는 이 일 때문에 50년간 후회 속에 살아왔다고 말했다.

2014년 체코 정부에 훈장을 받는 윈턴경(MICHAL CIZEK/AFP/Getty Images)

그 후 니콜라스 윈턴은 2003년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체코에서는 2014년 정부 최고 훈장인 백사자 훈장을 받았다.

윈턴경은 지난 2015년 7월 1일 10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2015년 윈턴경이 세상을 떠난 다음 날 체코 기차역에 있는 그의 동상에 추모객들이 남기고 간 꽃들(Wiki)

부자였고 남부럽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지만,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아끼지 않고 생명을 구하는 데 썼던 윈턴경.

그의 희생정신과 인류애는 영원히 사람 마음속에 기억될 것이다.

니콜라스 윈턴경(Wi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