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탄에 몸 던져 부하 100여 명 구한 중대장

By 허민 기자

53년전 오늘인 1965년 10월 4일, 수도 사단 제1연대 3대대 10중대장으로 복무하던 강재구 소령(당시 대위)은 베트남 파병을 앞두고 강원도 홍천 인근의 부대훈련장에서 수류탄 투척훈련을 하고 있었다.

부임 전 제1군 부사관학교에서 수류탄 교관으로 근무했던 그는 누구보다 수류탄의 위력과 유의사항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운명을 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월요일 아침 훈련이라 교관들과 훈련받는 병사들 모두 피곤한 상태였다.

그러던 10시 37분쯤 훈련 중에 한 이등병이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을 실수로 놓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손을 몸 뒤쪽으로 올린 상태에서 놓친터라 수류탄은 불행히도 몸 뒤로 빠져 중대원들 쪽으로 굴러갔다. 당시 살상반경에 놓여있던 병사는 100여 명이나 됐다.

이 일촉즉발의 순간에 강 소령은 본능적으로 몸으로 수류탄을 덮쳐 막았다. 곧 수류탄은 폭음과 함께 매정하게 터져버렸고 그는 중대원 100여명의 목숨을 구하고 산화했다.

강 소령이 몸으로 수류탄 파편을 막아준 덕분에 주위에 있던 대부분 중대원들은 큰 부상이나 사망자 없이 전원 무사할 수 있었다.

당시 신문 기사 ‘장한 순직'(국가보훈처)

평소 강 소령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졌는데 사망 당시에도 군복 상의 주머니에는 작은 성경책이 있었다. 강 소령은 날마다 성경책을 읽었다고 한다.

강 소련은 특히 다음 성경 문구를 좋아했다. 수차례 줄이 그어져 있는 그 문구는 바로 “사람이 자기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라는 요한복음 15장 13절이었다.

이 말을 몸소 실천했던 강 소령은 넉넉지 않은 군인 월급도 홀어머니에게 매달 보냈던 ‘효자’이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맹호부대는 당시 대대장의 건의로 국방부의 승인을 받아 3대대의 이름을 ‘재구대대’로 바꾸었으며 추모 기념관도 생겼다.

또 육군사관학교에 ‘동상’이 세워졌고 복무했던 1여단 내에는 ‘강재구 공원’이라는 조그마한 공원도 있어 많은 군인에게 기억되고 있다.

강재구 소령 추모비(홍천군 강재구공원)
강재구 소령 동상(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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