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하려던 산후우울증 ‘아기 엄마’, 생후 두 달 아기 키우는 ‘경찰 아빠’가 막아

By 이 원선

산후우울증인 아기 엄마가 태어난 지 두 달 된 아이를 남겨 놓고 집 안에서 극단적인 시도를 했으나 생후 두 달 된 아이 아빠인 출동 경찰이 기지를 발휘해 아기 엄마의 목숨을 구한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일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에 친정엄마는 “아기 때문에 힘들다. 아기를 부탁한다”는 아기 엄마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산후우울증(PG) 연합뉴스

불안한 예감에 친정엄마는 바로 아기 엄마 집인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로 달려갔지만, 아기만 이불에 싸여 문 앞에 있었고 아파트 문은 굳게 잠겨 있어 들어갈 수가 없었다. 아기 엄마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

외출했다 들어 온 아이 아빠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그러나 데려온 전문 열쇠 업자도 현관문을 열지 못했으며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불안감은 커지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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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신사파출소 신동현 경장(32)이 기지를 발휘해 집 안으로 들어갈 방법을 찾아냈다.

아파트는 3층이었고 1층에서 발코니 난간을 이용하면 집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신 경장은 위험을 무릅쓰고 지체 없이 아파트 외벽을 올라 이내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화장실에서 극단적인 시도를 하던 아기 엄마를 구했다.

아기 엄마는 발견 당시 의식이 없었으나 맥박은 뛰고 있었고 곧 의식도 회복했다.

알고 보니 신 경장도 생후 두 달 된 아이의 아빠였다.

신 경장은 “내게도 생후 두 달 된 아이가 있고 산후우울증을 공감할 수 있었다”면서 “남 일 같지 않게 느껴졌을 뿐”이라며 당연한 일을 했다는 듯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