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사랑 받으며 무럭무럭 자란 여섯 쌍둥이 자매

By 이 원경 객원기자

엄마 배에서 한 번에 태어난 아이들을 쌍둥이라고 한다.

같이 태어난다고 성별에 꼭 같은 것은 아니며, 꼭 둘만 있는 것도 아니다. 세쌍둥이, 네쌍둥이 등 여럿인 경우도 있다.

쌍둥이라고는 하지만 엄마 배 속에서는 한 번에 한 명씩만 나오기에, 형-동생, 언니-동생 사이가 되기도 한다.

월튼가 자매들은 쌍둥이 중에서도 특별한 케이스다. 무려 여섯 쌍둥이가 모두 자매로 태어났다. 게다가 모두 생존해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내며 돈독한 우애를 보여주고 있다.

여섯 쌍둥이 한나 루시 루스 사라 케이트 제니퍼는 모두 생일이 1983년 11월 18일로 똑같다.

영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제니퍼(1.6kg)를 제외하고는 모두 태어날 때 1kg이 되지 않은 작은 아이들이었다.

여섯 쌍둥이의 엄마 자넷 월튼은 초음파 검사 당시 담당의사가 그녀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녀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의사는 태아가 한 명 이상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냥 쌍둥인 줄로만 알고 좋아하며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라며 당시를 이야기했다.

당시 월튼과 남편 그레이엄은 5년간 아이를 가지려고 애쓰고 있었다. 마침내 그들은 아이를 갖게 됐으며 특별한 축복으로 쌍둥이를 낳게 됐다고 여겼다.

행복감에 휩싸인 부부는 의료진에게서 뜻밖의 말을 듣게 됐다. 배 속의 태아가 한 명이 아니며 무려 여섯이라는 일종의 ‘폭탄선언’이었다.

놀라움과 혼란 속에서도 예비 엄마 월튼은 애써 차분함을 지켰다.

그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내면 깊은 곳에서 아기들이 다 괜찮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다른 어떤 대안도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날 그녀는 직장을 그만 두고 바로 병원에 입원해 출산할 때까지 머물렀다.

또한 병원에서 가장 ‘말 잘 듣는 환자’가 됐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 병원에서 지시하는 것은 모두 철저하게 따르고 준수했다.

다른 환자들과 달리, 유쾌한 모습으로 햇볕을 즐기며 건강한 모습을 유지했던 그녀는 마치 휴가를 나온 사람같았다고.

그녀는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됐다. 주변 환자들은 “어떻게 여섯 쌍둥이를 다 낳을 생각을 했을까”라며 걱정스럽게 수근거리기도 했다.

월튼은 예정보다 조금 빨리 임신 31주 차에 제왕절개로 여섯 아기를 무사히 출산했다.

병원에서는 그녀의 출산을 기뻐하면서도 여섯 아이 모두 건강하게 자라리라고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는 게 월튼의 설명이었다.

아빠 그레이엄은 “아기는 너무 작았지만 완벽했다”며 “오밀조밀 너무나 작고 섬세해 눈으로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았다. 엄청난 보호본능과 사랑이 솟구쳤다”라며 가슴 벅찼던 순간을 전했다.

이후 그레이엄은 1년간 일을 쉬며 아이들을 돌봤다. 그는 “계산해보니 일년에 사용하는 기저귀만 1만1천개였다”며 출산 초기 쉽지 않았던 육아경험을 유쾌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이제 장성한 여섯 딸의 엄마아빠가 된 두 사람은 딸들의 보살핌 속에 여생을 흐뭇하게 지낼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