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각오로 화재 현장 뛰어드는 소방관 아들이 매일 ‘방 청소’했던 이유

By 김연진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안성의 한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 중에는, ’15년차 베테랑’이라고 불리던 석원호 소방장도 있었다.

그는 지하에 갇힌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하던 과정에서 안타깝게 순직하고 말았다.

평소에도 책임감이 강한 소방관으로 유명했던 故 석원호 소방장. 정부는 그를 소방위로 특별 승진하고,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故 석원호 소방위 영결식 / 연합뉴스

순직 소식을 접한 시민들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고, 온라인에서는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방관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각오로 화재 현장에 뛰어드는지 알 수 있는 가슴 뭉클한 사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소방관이라고 밝힌 A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A씨는 안타까운 소방관 순직 소식을 접한 뒤, 자신이 경험한 사연 하나를 털어놨다.

경기도 안성 화재 현장 / 연합뉴스

A씨는 “교육받고 배치받은 지 얼마 안 돼서 한 소방관 선배 집에서 잘 일이 있었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자고 일어나서 다음 날 출근하려고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선배가 방 청소를 하더라. 그래서 나는 ‘퇴근해서 청소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그러자 A씨의 선배는 이렇게 답했다.

“집으로 못 돌아올 수도 있잖아. 나 죽고 엄마가 집 치우러 올 때, 더러우면 엄마가 힘들어할 테니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언제, 어떻게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잃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매일 아침마다 방 청소를 한다는 선배였다.

A씨는 “그 말을 듣고 머리가 띵해졌다. 그래서 나도 이제 출근 전 청소하는 버릇이 생겼다”라며 “누구보다 집에 가고 싶었을 텐데, 마음이 아프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