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이유가 있었네” 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거대 햄스터 닮은 동물의 ‘응가’

By 박 재현 인턴기자

‘세계에서 가장 큰 섬’ 호주에는 호주에서만 구경할 수 있는 동물이 많다.

캥거루, 코알라, 오리너구리, 바늘두더지, 에뮤, 웜뱃이 대표적이다.

이 중 초식동물 웜뱃(Wombat)은 긴 앞니와 큰 발톱으로 굴을 파서 그 속에서 생활한다.

생긴 모습은 햄스터와 닮았지만 다 자라면 키 1미터에 몸무게는 40킬로그램이나 나간다.

(좌) 애기웜뱃 | Christian Haugen [flickr] /(우) 햄스터
웜뱃은 분류상 캥거루목에 속하며 그 아래 총 3개의 종으로 나뉜다. 모두 호주에만 분포한다.

웜뱃은 독특한 외모만큼이나 독특한 특징을 지녔는데 캥거루와 마찬가지로 육아주머니가 있다.

(좌) 캥거루  /(우) 육아주머니에 든 새끼 웜뱃 | Matt Jones [flickr]
특이하게도 주머니의 입구가 몸 뒤로 나 있는 덕분에 유리한 점이 있다.

어미가 앞발로 땅을 팔 때 주머니 안으로 흙이 들어가지 않아 새끼가 보호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웜뱃 새끼는 어미가 달리는 방향과 반대로 향하고 있게 된다.

KTX 열차에 비유한다면 ‘역방향’ 좌석에 탑승한 모양새다.

(좌) KTX  (우) 어미의 육아주머니에  ‘탑승’한 웜뱃 새끼 | Martin Meissner [AP]
네모난 변을 보는 것은 웜뱃의 또다른 특징이다.

동그란 변과 달리 모서리에 각이 있기 때문에 굴 밖으로 잘 굴러나가지 않는다.

동물학자들에 따르면, 포식자에게 위치를 들키지 않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워낙 특이한 모양이다보니 그 생성과정을 밝혀내려는 과학자들의 연구도 이어졌다.

미국물리학협회(APS) 유체역학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비밀은 대장의 신축성에 있었다.

웜뱃의 대장은 사람의 것보다 아주 잘 늘어나는데, 특이하게도 늘어나지 않는 부분이 함께 있었다.

정육면체 변의 모서리 부분은 장이 잘 늘어나는 부분이 만들고 평평한 부분은 늘어나지 않는 부분이 만든다.

재미있고 특이하게만 보였던 웜뱃의 네모난 ‘응가’에 이런 비밀이 담겨 있다는 사실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말을 새삼 떠오르게 만든다.

1800년대 말 활약한 미국의 건축가 루이스 설리번의 이 말은 기능성과 합리성을 강조한 말이다.

그대로 자연에 적용해도 들어맞는다. 자연물은 허투로 생긴 것이 하나도 없다.

목이 길어 높은 가지에 달린 잎도 따 먹을 수 있는 기린, 작은 머리와 뾰족한 입으로 깊은 곳에 숨은 개미를 잘 잡아내는 개미핥기, 암컷의 시선을 끄는 화려한 깃털의 수컷 공작새.

얼짱각도로 찍힌 기린, 머리 크기 작기로 유명한 개미핥기, 화려한 공작새 수컷(위부터) | Pixabay

웜뱃의 귀여운 외모는 밀렵꾼들에게 이렇게 외치는 듯하다.

“제가 이렇게 귀여운데 당신은 정말로 저를 해칠 자신이 있나요!”

웜뱃이 먹이를 달라고 ‘눈빛공격’을 하고 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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