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이탈리아 남부 고대 도시 폼페이에서 화산암 파편을 가져간 한 여성이 “유방암에 걸렸다”며 화산암 파편을 돌려보내 화제다.
16일 이탈리아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최근 한 여성이 가브리엘 추흐트리겔 폼페이 고고학공원 소장 앞으로 편지와 함께 화산암 파편을 소포로 보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여성은 편지에서 “저주에 대해 몰랐다. 돌을 가져가면 안 된다는 걸 몰랐다”라며 “1년도 채 안 돼 유방암에 걸렸다. 나는 젊고 건강한 여성이며 의사들은 단지 ‘불운’이라고 말했다. 사과를 받아달라”고 적었다.
추흐트리겔 소장은 지난 9일(현지시각) 엑스(X·옛 트위터)에 여성이 돌려보낸 화산암 파편과 편지 사진을 올리며 “이제 당신의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서기 79년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온 도시가 폐허가 된 폼페이는 18세기 중반부터 발굴이 본격화됐다. 이후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됐지만 유물을 훔쳐 가는 관광객들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지난 2020년 한 캐나다 관광객은 15년 전 폼페이에서 훔친 유물 때문에 저주에 걸린 것 같다며 모자이크 타일 2개와 암포라(항아리) 파편을 반환했다.
이 관광객은 그동안 유방암을 두 차례나 앓고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등 악운이 끊이지 않았다며 “나는 이 저주를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이것을 회수해주길 바라며 신의 용서를 구한다”라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가장 극적인 사례는 몇 년 전 신혼여행 중 폼페이에서 조각상을 훔친 캐나다 여성의 사연이다. 이 여성은 신혼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남편이 심장마비로 숨졌다. 남편의 여행 가방에는 폼페이에서 가져온 조각상이 들어 있었다.
추흐트리겔 소장은 이탈리아 매체 라이뉴스24에 “편지를 보낸 여성의 사연이 감동적이어서 답장을 보냈지만 유물을 훔치는 것은 범죄이며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