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끝나도 계속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는 이유

By 김연진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이 연일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3일 오전 기준으로 관객수는 이미 330만명을 돌파했다.

봉준호 감독과 명배우 송강호라는 믿고 보는 조합, 탄탄한 스토리와 작품성, 선명한 메시지 등 수많은 매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렇게 영화 ‘기생충’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쿠키영상에 대한 관심도 높다.

영화 ‘기생충’

쿠키영상이란 영화가 끝난 뒤 엔딩 크레딧 전후에 나오는 짧은 영상을 일컫는 말로, 대개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속편의 예고를 담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 ‘기생충’에는 쿠키영상이 없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은 “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는 자리를 지켜달라”고 권유했다.

그 이유는 바로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흘러나오는 노래 때문이었다.

영화 ‘기생충’

이 노래의 제목은 바로 ‘소주 한 잔’이다. 정재일 음악 감독이 작곡, 봉준호 감독이 직접 작사한 노래이며 배우 최우식이 직접 노래를 불렀다.

봉준호 감독은 이 노래에 대해 “사람이 온갖 감정을 느끼면 혼자 소주 한 잔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노래에 영화 후반부에서 기우가 느끼는 감정을 담았다”고 전했다.

이어 “노래를 들으면서 영화의 여운을 즐겼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소주 한 잔의 가사는 의미심장하고 짙은 여운을 남긴다.

영화 ‘기생충’

길은 희뿌연 안개 속에
힘껏 마시는 미세먼지
눈은 오지 않고
비도 오지 않네
바싹 메마른 내 발바닥

매일 하얗게 불태우네
없는 근육이 다 타도록
쓸고 밀고 닦고
다시 움켜쥐네
이젠 딱딱한 내 손바닥

아, 아, 아…

차가운 소주가 술잔에 넘치면
손톱 밑에 낀 때가 촉촉해
마른 하늘에 비구름
조금씩 밀려와

쓰디쓴 이 소주가 술잔에 넘치면
손톱 밑에 낀 때가 촉촉해
빨간 내 오른쪽 뺨에
이제야
비가 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