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주인공 존 조 “한국계 가정 화목하게 그려져 자랑스럽다”

영화 ‘서치'(아니쉬 차간티 감독)가 개봉 16일째인 지난 13일 200만 명을 돌파했다.

국내 개봉한 외화 스릴러 장르 가운데 200만 명을 넘긴 영화는 ‘서치’가 처음이다. 종전까지는 ‘나를 찾아줘'(176만명)가 외화 스릴러 흥행 1위였다.

주연을 맡은 한국계 배우 존 조(46)를 최근 서면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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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 흥행에 대해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며 “이런 일은 처음인데,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서치’는 딸이 실종되자 딸의 노트북과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를 뒤져 딸의 행방을 쫓는 아버지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한국계 가정이 등장한다.

존 조는 “할리우드에서는 영화 주인공이 백인이 아닌 경우 왜 아닌지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이 작품은 왜 한국계 미국인 배우들이 출연하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한국계 가정이 등장하고, 화목하게 그려졌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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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6살 때 미국으로 이민가서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랐다. UC 버클리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다 연기를 시작했고, 영화 ‘아메리칸 파이'(1999)와 후속작 ‘아메리칸 파이:19금 동창회'(2012)로 주목받았다.

이후 ‘스타트렉’ 리부트 시리즈에서 술루 역을 맡아 인생 대표 캐릭터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국내 개봉한 ‘콜럼버스’에 출연해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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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는 101분 러닝타임을 컴퓨터 화면과 폐쇄회로(CCTV), 모바일 화면으로만 이어간다. 관객은 존 조의 모습을 영상통화 속 화면 등에서만 본다.

이런 독특한 구성은 흥행 요인이기도 하다. 최신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고, SNS나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많은 국내 관객에게는 이런 전개 방식이 참신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느껴진 덕분이다.

하지만, 존 조는 “상대 배우를 보지 않고 컴퓨터 화면 앞에서 연기해야 해 정말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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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클로즈업 연기를 계속해야 한다는 게 정말 낯설었어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완성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가 저희가 촬영하고 있을 당시에는 아직 다 구성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아니쉬 감독이 제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지 말로 설명해 줄 때가 많았어요. 제가 눈을 조금만 움직여도 그게 영화에 미치는 영향이 컸죠. 그래서 이후에 스크린에 보일 정보와 제 눈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맞춰야 했어요.”

처음에는 출연 제의를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형식의 영화가 관객에게 통할지, 제가 연기를 잘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면서 “그러나 실종된 딸을 찾는 아빠라는 스토리가 실제 자녀를 둔 아빠로서 바로 공감할 수 있었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극 중 딸 역을 맡은 미셸 라, 동생 역의 조지프 리, 엄마로 나오는 사라 손 역시 모두 한국계 배우들이다. 존 조는 “모두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촬영했다”면서 “모두 캐스팅에 대해 각별한 감정이 있었다”고 전했다.

존 조는 “한국에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내가 태어난 나라에 대한 애정이 무척 깊다. 진심으로 머지않아 한국에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