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갑질” vs “사실무근” 원조 논란 휩싸인 ‘남산돈까스’

By 이서현

남산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음식이 바로 돈까스다.

이 지역에 돈까스 바람을 처음 일으켰다고 알려진 식당을 둘러싸고 원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빅페이스 BIGFACE’는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남산돈까스는 다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코로나 시국에도 줄이 끊이지 않는 ‘101번지 남산돈까스’가 등장했다.

유튜브 채널 ‘빅페이스’

해당 식당 앞에는 ’90년대 생긴 남산 최초의 한국식 수제왕돈가스 전문점으로 남산 소파로 101번지에 개업해 각종 매스컴에 소개되고 입소문을 타 연간 30만명이 넘는 고객이 찾는 전문점’이라는 홍보문구가 눈에 띄었다.

유튜브 채널 ‘빅페이스’

또 인근 유사 브랜드 사용업소를 주의하라는 문구까지 곁들이며 ‘원조’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인근 소파로 23번지에서 ‘남산돈가스’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다 거짓말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최초로 1992년도에 시작해 1997년부터 101번지에서 2011년까지 영업해 유명하게 만들었는데 건물주가 아들 장가를 들이면서 소송을 걸어 권리금도 못 받고 쫓겨났다”고 말했다.

이어 “유명한 자리이니 원조가 그곳인 줄 알고 다 거기로 간다”라며 “건물주라는 걸 악용해서 최초의 집이라며 자기들이 한 것처럼 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채널 ‘빅페이스’

A씨는 1992년 소파로 103-1번지에서 ‘남산돈까스’가 적힌 파란 간판을 내걸고 가게를 시작했다.

남산을 오가던 택시기사님들의 입소문으로 A씨의 가게가 유명해지자 일대에 돈가스집이 우후죽순 들어섰다.

A씨는 1997년 가게를 소파로 101번지로 이전했다. 파란색 간판을 주황색으로 바꾸고 ‘Since 1992’란 문구도 넣었다.

유튜브 채널 ‘빅페이스’
유튜브 채널 ‘빅페이스’
유튜브 채널 ‘빅페이스’

A씨의 식당은 당시에도 일대에서 유일하게 줄을 설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그런데 2011년 건물주가 A씨를 쫓아냈고, A씨의 간판에 전화번호만 바꿔서 영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2015년 원래 장사하던 곳에서 1km 떨어진 곳에 ‘남산돈가스’ 식당을 다시 열었다.

유튜브 채널 ‘빅페이스’
유튜브 채널 ‘빅페이스’

해당 내용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101번지 남산돈까스’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일었다.

‘101번지 남산돈까스’는 사실상 원조타이틀을 보유한 식당으로 전국에 40여개 체인점까지 두고 있다.

10일 ‘101번지 남산돈까스’ 대표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이번 논란을 전면 반박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해당 음식점이 설립된 건 1997년 2월이다.

유튜브 채널 ‘빅페이스’

현재 대표의 시어머니가 ‘남산 식당’이라는 간판을 걸고 시작했고, 꾸준히 가족 명의로 운용해 왔다는 것.

97년도에 시작했음에도 간판에 ‘Since 1992’가 표기된 것에 대해서는 A씨가 남산 인근의 다른 장소에서 돈가스 음식점을 운영했던 연도를 임의로 표기했는데, 이를 미처 삭제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A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개인 사정으로 소파로 23번지 음식점 운영주에게 2003년부터 2011년까지만 위탁 운영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대표는 “건물주가 매장을 가로챘다는 취지의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A씨가 운영 과정에서 세금 체납, 식자재 대금 미납, 직원 급여 미지급 등 운영상의 문제를 야기해 설립자 가족에게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또 A씨가 먼저 계약해지 및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해 계약이 종료된 것이라며 “현재 건물주의 갑질로 운영을 종료한 것이 아니다. 이는 법원 판결의 확정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101번지 남산돈까스’ 측은 기업에 피해를 입힌 관련자들에게 민형사상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