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과학고가 의대에 지원한 졸업생들에게 재학 중 지급한 장학금을 처음으로 모두 회수했다.
경기과학고는 영재학교 진흥법에 따라 이공계열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만든 학교다.
교육비도 일반 학교보다 학생 1인당 5배 이상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해마다 영재학교 학생들의 의대·치대·한의대 등 의학 계열 지원 비율이 늘고 있다.
경기과학고 졸업생의 의학 계열 대학진학률을 보면 2018학년도 6%대에서 지난해 10%가 넘었다.

이에 경기과학고는 올해 2월 졸업생 중 23명의 장학금을 처음으로 회수했다.
과학고가 의대로 가는 통로가 되는 걸 막겠다는 취지다.
2018학년도 신입생 선발 때부터 의대 지원 학생에 대해 장학금 회수와 대입 추천서 제외 등 불이익을 주기로 모집 요강에 명시했다.

이에 따라 2018학년도에 입학해 올 2월 졸업한 학생 126명 중 합격 여부와 관계없이 의학계열 대학에 입학원서를 낸 것으로 확인된 23명의 장학금을 모두 되돌려 받은 것.
각 학생에게 3년간 지급된 장학금은 약 550만원으로, 23명의 총액은 1억2600여만원 정도다.
이 중 13명은 합격하고, 10명은 불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학교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국 8개 과학 영재학교의 최근 3년간 의학 계열 진학생은 178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졸업생(2097명) 중 9%에 가까운 수치로 지원자까지 합하면 의대 희망자는 훨씬 더 많다.
서울과학고와 광주과학고도 의학계열 대학 진학 학생들의 장학금을 회수하고 있다.

2022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는 이 같은 제재가 전국 8개 모든 영재학교에 공통으로 적용된다.
이 8곳에 입학 원서를 넣는 학생들은, 의학 계열 대학에 갈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서약해야 한다.
서약서에는 장학금 회수는 물론, 의대 진학을 위한 상담은 안 해주고, 대입 추천서도 써주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는 영재학교 학생이 의학 계열 대학에 진학하는 걸 금지하는 법안도 발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