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서 ‘비누맛’이 난다는 건 느낌이 아니라 ‘사실’이다(영상)

By 이서현

동남아 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고수는 향이 강해 호불호가 강한 향신료다.

최근 유튜브 채널 ‘크랩’에는 ‘편식한다고 하지마! 우린 유전자가 다른 거라고!’라는 제목으로 고수 맛의 비밀에 관한 영상이 공개됐다.

유튜브 채널 ‘크랩’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수를 넣어야 음식의 맛이 완성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고수란 비누나 세제 맛 혹은 화장품 맛으로 통한다.

고수를 즐기는 이들은 고수에서 각종 냄새가 난다는 사람들의 말이 유난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다.

유튜브 채널 ‘크랩’
유튜브 채널 ‘크랩’

놀랍게도 고수에는 실제로 비누와 같은 성분이 들어있다.

연구에 따르면 고수에는 비누나 로션 등에서 발견되는 ‘알데하이드’라는 화학성분이 들어있다.

모두가 이 맛을 느낄 수 있는 건 아니다.

유튜브 채널 ‘크랩’

OR6A2라는 후각수용체 유전자가 변형된 사람들만 이 성분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결국, 고수의 독특한 향과 맛은 이렇게 ‘선택된’ 일부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것이다.

후각수용체 유전자가 변형되는 이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박태선 교수는 “사람마다 유전자의 시퀀스(염기서열)가 조금씩 달라서 그런 타입을 가진 사람은 비누 맛을 느끼게 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화학협회 조사 결과를 보면 인구의 4~14%가 고수에서 비눗물이나 역한 맛이 난다고 응답했다.

유튜브 채널 ‘크랩’
유튜브 채널 ‘크랩’

마찬가지로 호불호가 강한 오이 역시 유전적으로 쓴맛을 더 잘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고수와 오이를 먹는 것은 유전뿐 아니라 문화적, 환경적 배경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외국 사람들이 질색하는 청국장 냄새를 우리나라 사람들은 구수하다고 느낀다.

또 경남에서 즐겨 먹는 방아잎을 다른 지역 사람들은 먹기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고수를 못 먹는 누리꾼들은 “대만에서 고수 빼달라니까 한국에서 왔냐고 물어봄” “고수는 몸이 거부하는 맛” “썩은 행주냄새+비누맛 완벽 조합 ㅠㅠ” “저들에겐 비누에서 고수맛이 날 듯” “고수는 정말 답이 없음”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