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한복 우리 거 베꼈다” 또 억지 부리는 중국 누리꾼들

By 이서현

지난달 말 방송을 시작한 SBS 사극 드라마 ‘홍천기’를 두고 중국 누리꾼들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극 중 주인공의 의상과 소품은 물론 CG까지 중국의 것을 표절했다는 것.

이를 두고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이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BS 드라마 ‘홍천기’

드라마 ‘홍천기’는 정은궐 작가의 소설이 원작으로 드라마 속 배경은 가상의 국가로 설정한 판타지물이다.

중국 누리꾼들은 드라마가 방영되자 극 중 주인공인 김유정이 입은 한복과 남녀 주인공의 소품이 중국 드라마 ‘유리미인살’에 등장한 명나라 한복을 그대로 베꼈다고 지적했다.

또 드라마 예고편에 등장한 수묵화는 중국 그림을 표절했고, 드라마 배경과 CG 등도 중국 드라마를 표절한 중국풍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현지 일부 온라인매체까지 가세해 이런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홍천기’에 등장하는 수묵화, 캐릭터 등이 중국 문화를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한 중국 누리꾼의 게시글 | 트위터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몇 년 전부터 K팝과 K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진 게 발단이 됐다.

김치가 건강식품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BTS와 블랙핑크가 한복을 입고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며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 흥행하며 조선시대 갓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중국 누리꾼들은 김치부터 갓, 한복 등이 모두 중국 것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아리랑에 맞춰 한복을 입고 춤을 추는 중국 예능 | 저취시가무3

지난해 말부터 중국 TV 프로그램에는 사복과 예능에서 한복이 종종 등장하기 시작했고, 한복을 입고 아리랑 음악에 맞춰 공연하는 일도 있었다.

예능과 유튜브에서는 김치를 담그는 중국인들의 모습이 부쩍 자주 노출됐다.

또 중국 게임 ‘샤이닝니키’ 제작사가 한국 출시를 기념해 게임 의상에 한복을 선보였고 ‘한국의 전통 의상’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중국 누리꾼들이 한복이 아닌 명나라 의상 ‘한푸’라고 항의하자 해당 게임사가 한국판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종료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올 초에는 중국 SNS에서 일부 누리꾼들이 한국을 ‘도둑국’이라 부르며 맹비난하기도 했다.

김치와 갓, 한복, 설날 등이 중국 것인데 한국이 고유의 문화처럼 알리고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중국 유튜버 리쯔치 | 유튜브 캡처

중국이 억지 주장을 펼치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교수는 몇 가지 이유를 들었다.

그중 하나가 예전만 해도 서양인들이 아시아권 문화의 중심지로 중국을 꼽았지만 한국 음악과 드라마, 영화의 선전으로 아시아권의 대표 문화가 한국으로 이동되고 있다는 것.

이에 중국 사람들이 위기감을 느꼈고, 이로 인해 잘못된 애국주의를 표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