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아메리카’ 100년만에 한국계 여성 최초 우승

By 김우성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뽑는 ‘미스 아메리카’ 100주년 기념 대회에서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영예의 왕관을 썼다.

한국계 여성이 우승한 것은 대회 10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100회 미스 아메리카에 선정된 한국계 3세 에마 브로일스 / 연합뉴스

17일(현지 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알래스카주를 대표해서 출전한 한국계 3세 미국인 에마 브로일스(20)가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서 우승했다.

브로일스는 미스 아메리카로 호명되자 예상하지 못한 듯 크게 놀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우리 가족, 특히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조부모님께 감사하게 생각한다. 가족이 없었다면 결코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가족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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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일스의 부친은 백인, 모친은 한국계로 외조부가 50여 년 전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정착했다.

그는 “절반은 한국인, 절반은 백인으로 성장하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면서 “미국에서는 이처럼 정체성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미스 아메리카와 같은 위치에 오른 것은 정말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브로일스가 솔직하고 당찬 대답으로 심사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며 그의 우승을 이번 대회 최고의 순간으로 꼽았다.

특히 그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강박 장애와 연관한 피부질환을 얻었다가 이를 이겨냈던 과정을 공개해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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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브로일스는 발달장애인 스포츠 행사인 스페셜 올림픽에 중점을 두고 미스 아메리카로서 활동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다운증후군을 앓는 그의 오빠가 어린 시절부터 스페셜 올림픽 선수로 참가한 배경이 이런 결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그는 소개했다.

브로일스는 피부과 전문의를 꿈꾸는 애리조나 주립대 학생으로, 이번 대회에서 장학금 10만 달러(약 1억 2천만 원)를 부상으로 받았다.

한편 미스 아메리카는 지난 1921년 애틀랜틱시티 미인 대회로 시작했다.

이 대회는 수영복 심사를 없애는 등 시대 변화를 반영해 외모 자체에 대한 평가에서 벗어나 참가자의 리더십과 재능, 소통 능력에 초점을 맞춰 우승자를 뽑는 방향으로 발전했다고 평가받고 있다.